단식 농성 2일차, 김은숙 박혜숙 엄마의 편지

"우리 아이에게 행복한 점심시간을 주세요"

간밤은 추웠습니다. 아이들을 집에 남겨두고 온 마음은 더 추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늘 낮, 길바닥은 하루내내 후덥지근합니다. 어제 우리 아이는 엄마 옆에 있다가 혼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엄마도 가자고 붙드는 아이를 이해시키는데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우리 엄마들 중에는 아이 키우고 남편 챙기고, 또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들까지 계시죠? 할 일은 산더미이고 집에는 엄마 손이 필요한 아이가 있는 저희들이 왜 여기 길바닥에서 굶고 있을까요? 저희 엄마들이 바라는 것은 아주 소박합니다. 그저 엄마들은 모든 아이들의 행복한 점심시간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 21일 오후 4시 진주시청 앞 단식농성장. 시민들이 방문해서 동조 농성을 같이 해주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한 밥상을 지키는 것은 모두가 한마음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빼앗은지 48일째 되던 5월 18일! 진주시 의회에서는 급식예산을 쓰기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를 강길선 시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새누리당 시의원 11명이 손발 맞춰 야당 무소속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석의원 12명 찬성 11명으로 날치기 통과 시켰습니다.

몇년간 이루어지던 무상급식을 말도 안되는 이유로 엎어버린 도지사. 도지사의 정치적 야망에 함께 손들어준 도의회. 그리고 진주시장과 새누리당소속 진주시의원들. 이들의 만행을 진주시민들께 알리기 위해 우리 엄마들이 단식을 합니다. 제가 사는 진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시민 여러분, 함께 해주세요. 진주 시의원들에게 이건 잘못된 일이라고 꾸짖어주세요. 호통쳐 주세요. 우리 엄마들은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행복한 점심시간을 지켜주고 싶을 뿐입니다.

무상급식지키기 학부모 단식단 김은숙, 박혜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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