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일 정보력 우위 속 관료주의 엿보여, 갈상돈 전문성 부족하지만 개혁 의지 드러내

더불어민주당 갈상돈, 자유한국당 조규일 예비후보는 17일 ‘6.13 지방선거 진주시장 예비후보 TV 토론(MBC)’에 나서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 버스터미널 통합 이전, 공공의료원 확충 문제, 유등축제 무료화 예산 확보 방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토론에서 갈상돈 후보는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지만 아직 지역 행정과 이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규일 후보에 대해서는 오랜 행정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조리 있게 말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주어진 일에 충실한 관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 17일 MBC경남은 진주시장 예비후보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 = MBC경남 갈무리)

토론은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에 갈 후보는 “호랑이를 생각하고 만든 혁신도시가 고양이가 된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진주에 신규투자를 하도록 노력하고 문화시설, 교육여건을 높여 혁신도시 정주율을 60~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는 “11개 공공기업 관련 기관의 입주를 서두르고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조 후보는 갈 후보의 국민의당 입당과 탈당 문제를 지적했고, 갈 후보는 조 후보가 ‘홍준표 키즈’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며 이 점을 파고 들었다.

조 후보는 먼저 “2016년 국민의 당에 입당하며 ‘중도노선이 옳다. 전통이 강한 조직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들며 민주당을 비판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에 갈 후보는 이러한 발언을 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당의 사당화를 느끼고 좌절해 탈당했으며 지금은 민주당과 같은 강한 전통이 있는 정당이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이어 갈 후보가 지역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갈 후보는 “진주 초전동 들판을 뛰어놀며 초중고 시절을 보냈다”고 들고 “조 후보가 알지 못하는 진주의 과거도 잘 알고 있다”고 대응했다.

갈 후보는 조 후보에 대해 ‘홍준표 키즈’라는 이야기가 나돈다며 이 점을 집중공략했다. 그는 “2015년 말 홍준표 경남지사가 조 후보를 서부부지사로 임명한 건 진주시장이 되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조 후보는 이에 대해 “저의 품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서부부지사로 임명된 것이다”고 선을 긋고 “같이 일하는 사람은 늘 좋아한다. 같은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속 홍 지사를 거론하는 것 보니 홍준표 대표와 이야기 하고 싶은 모양”이라며 “진주시장보다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게 어떠냐”고 반문했다.

 

▲ 조규일 후보(왼쪽)와 갈상돈 후보(오른쪽) [사진 = MBC경남 갈무리]

두 후보는 이어 공통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속, 시외버스 터미널 가호동 통합 이전 문제에 갈 후보는 “이미 이전하기로 약속돼 있고 가호동에 부지도 준비된 만큼 이전은 해야 한다”면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정치의 힘으로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미널이 이전되면 그 자리에 좀 더 사람을 이전할 수 있는 건축물을 도입해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이전 추진이 된 지 오래이지만 시민 의견 불일치로 그게 불가능했던 만큼 현실적 대안으로 터미널을 두 가지로 나누는 방법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유등축제 무료화 예산 확보 방안에 조 후보는 “역사성이 높은 축제는 누구나 즐겨야 한다”며 “유등축제를 무료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아끼고 수익창출 프로그램을 갖추면 충분히 무료화를 할 수 있다”며 “진주를 홍보할 수 있고, 진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료화가 답”이라고 말했다. 또 “본래 큰 축제이던 개천예술제가 유등축제와 분리되며 ‘작은 집’이 됐는데 개천예술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거듭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갈 후보는 “공공자산인 남강 부지에서 가림막을 치고 돈을 받으며 축제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유등축제를 무료화하고, 중국에서 유등을 만들어 오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든 유등을 전시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준 높은 공연에 대해서는 유료화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진주대첩기념 광장 논란에 대한 질문에 갈 후보는 “기념광장만이 아닌 진주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현재 진주성을 찾는 관광객 수를 생각하면 지하주차장을 만들어도 텅빈 주차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에 어떤 조형물을 세워 관광객을 불러올지, 또 어떻게 역사를 복원하고 관광 콘텐츠를 확충할지 집단지성의 힘으로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는 “문화재청이 조사 발굴을 하고 있는 상황”임을 들고 “문화재청의 결론이 나오는 대로 이후 시민들과 논의해 이곳을 어떻게 개발할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폐원 후 공공의료원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조 후보는 “공공의료가 부족하다는 것에 찬성한다"면서도 이 문제는 진주의 문제라기보다 주위 군 단위 자치단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들고 “보건복지부에서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아 아직은 이를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공공의료가 부족하면 일단 보건소를 강화해 이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민간병원을 활용해 치매, 노인병원 등을 도입하는 걸 논의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갈 후보는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많아 공공병원이 필요하지만 서부청사를 진주의료원으로 다시 바꾸는 건 답이 아니다”며 “규모를 좀 더 작게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 노인에 특화된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 후보 공약 점검 토론 시간에 갈 후보는 조 후보의 진주 백만 인구 시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공약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이에 “진주, 사천, 산청을 통합해 인구 백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라며 항공산단이 진주와 사천에 분산돼 있는 점 등을 들고 경제와 관광 등을 위해서도 통합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갈 후보에게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며 그 진행 상황을 알고 있냐고 질문했다. 갈 후보는 “현재 KDI가 비용편익분석 중이라며 비용편익률이 1이 넘지 않아도 경제를 살리려면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을 꼭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 후보는 비용편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묻고 그 스스로 “주말 수요에 대한 논의가 반영되면 0.8이상의 비용편익률이 나와 조기 착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한편 두 후보의 방송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후보는 18일 KBS 주관 토론에 나선다. 이 토론은 녹화방송으로 19일 저녁 6시 진주KBS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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