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주고 ‘말티즈’ 구입했다” 주장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 근무자로부터 유기견으로 보이는 개를 돈 주고 샀다는 증언이 나왔다. 진주시 담당부서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온 게 아닌지 의심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B씨는 애완견을 입양하기 위해 진주시 집현면에 위치한 유기동물보호소를 찾았다. 보호소에서 만난 A씨는 찾는 품종(말티즈)이 없다며 B씨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이틀 후 B씨는 A씨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원하는 종류의 개가 나타났다며, 보호소가 아닌 진주시 모처에서 만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B씨는 “강아지 가격이 30만원이라며 A씨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협상 끝에 애완견 가격은 20만원으로 정해졌고, B씨는 먹이통과 바구니 값으로 만원을 더 주고 개를 데려왔다.

B씨는 “보호소에 있던 유기견인지 확실치 않았지만, 내가 찾는 품종이어서 아이(개)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A씨로부터 이런 방법으로 원하는 반려견을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 근무자로부터 유기견으로 보이는 개를 돈 주고 산 B씨의 사진이다. 안고 있는 개를 구입했다

동물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강보람씨는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에서 7년간 자원봉사를 하는 동안 이와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밝혔다. 개를 돈 받고 판 경우는 처음인지 모르지만, 보호소에 입소하기 전에 유기견이 사라진 경우는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에 민원도 꾸준히 제기했다. 동물보호 활동가 사이에서는 새로운 뉴스거리도 아니다”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지역 한 동물병원에 버려진 개 두 마리를 보호소 관리자가 데려간 적이 있는데, 입소 등록이 되지 않고 사라졌다. 강씨는 “보호소 담당자에게 개의 행방을 계속 추궁했더니,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보호소에 넣기 전에 보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한 강씨에 따르면 최근 가좌동 주민들의 신고로 강아지 여러 마리가 구조됐는데, 이후 자원봉사자를 통해 알아본 결과 이들 강아지들도 보호소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는 “포획한 유기견을 보호소에 등록해 기록을 남기면 개를 팔 수 없지만, 유기견을 중간에 가로채면 얘기는 다르다. 견주가 나타날 일도 없으니, 위험을 감수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기견을 시민에게 그냥 준 것도 아니고 돈을 받고 팔았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이건 직원 A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주시 담당부서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유기견을 판매했다는 증언에 대해 보호소 담당자 A씨는 “요즘 유기견을 가져가라 해도 안 가져간다.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절대 그런 일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담당부서인 진주시 가축방역팀 유덕복 팀장은 “우리가 신고 들어온 유기견을 포획 못하고 놓친 적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포획해서 다른 곳에 넘기거나 방치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팀장은 “우리는 지침대로 일을 하고 있다. 입양 업무는 동물보호활동가들이 도맡아 했는데, 그 분들이 빼돌릴 수도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동물권단체 ‘케어’ 관계자는 “일부 개인이나 동물병원에서 그런 경우는 종종 있는데, 자치단체의 보호소가 그렇게 했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의당 경남도당 서승덕 동물복지위원장은 “진주시의 동물복지 의식 수준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라며 “이번 기회에 동물복지와 진주유기견보호소 문제를 공론화 시켜 해결방안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 진주시 집현면에 위치한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
▲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의 모습이다. 현재 60여 마리의 개가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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