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문학인 초청강연 등 다양한 행사 마련

진주에서 시작된 근대적 인권운동인 형평(衡平)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념하기 위한 제5회 형평문학제가 4월21일부터 27일까지 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진주시가 주최하고 형평문학선양사업회(회장 김언희)와 진주문인협회(회장 허표영)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21일 오전 10시 진주 천전초등학교에서 전국학생백일장, 시민생활 글쓰기 대회, 디카 시(Dica-詩) 백일장이 운문과 산문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국의 학생, 일반인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장과 상금이 주어진다.

25일 오후 2시에는 경상대학교에서 소설가 구병모 씨를 초청해 ‘문학이라는 불편’을 주제로 문학인초청강연이 열리며, 27일에는 청소년수련관에서 오후 2시에 ‘문학, 젠더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이, 오후 5시에는 전국의 문학인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형평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된다.

한편 올해 형평문학상에는 이원 시인의 「사랑은 탄생하라」가 선정됐으며 지역문학상에는 최문석 수필가의 「그리움은 새기고 추억은 적는다」가 선정됐다.

형평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작가의 최근 2년 이내 출간된 작품이나 작품집을 대상으로 하며, 다른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은 심사에서 제외된다. 특히, 올해는 문학계 미투(Me too)운동으로 작품성 못지 않게 작가의 인품도 올곧아야 한다는 심사기준이 정해져 심사위원들이 수상자를 선정하는 데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형평문학상을 수상한 이원 시인(사진 위), 지역문학상을 수상한 최문석 수필가(사진 아래)

형평문학상 수상자 이원 시인은 1968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등이 있다.

이번 수상작 「사랑은 탄생하라」는 형평문학상의 취지에 맞게 억압적 제도나 금기에 도전하는 작가의식을 갖고 있으며, 인식의 정형성을 파괴하는 내용과 방법 면에서 긴장감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령 하나의 대상을 하나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일반적 관례를 벗어나 다양한 시점으로 그 대상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물의 전면과 이면, 측면과 내면 등 총체적 양상을 드러내 경직화된 인식을 깨뜨렸으며, 일상적 현실에 가정과 의문의 형식으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하고 각질화돼 가는 이념이나 담론을 전복하는 시적 언어를 사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지역문학상 수상자 최문석씨는 70 평생을 진주에서 살아온 교육자이자 수필가이다. 198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에세이 첨단과학」, 「최문석의 시론」, 「살아있는 오늘과 풀꽃의 미소」, 「쓰면서 비우고 읽으면서 담는다」등의 저서가 있다.

이번 수상작 「그리움은 새기고 추억은 적는다」는 진솔한 삶을 농축시킨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수필로, 별난 말재주를 부리거나 톡톡 튀는 재료 없이도 된장찌개처럼 구수한 맛이 난다는 평이다. 그리고 장미 가시에게도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지나온 삶을 그리워 하며 추억을 노래하는 노익장의 문학 열정이 호평을 받았다.

제5회 형평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형평문학제 참석자들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형평문학제는 1923년 4월25일 진주에서 조직된 형평사(백정들이 저울(衡)처럼 평등(平)한 사회를 지향하며 만든 단체) 창립일을 전후로 지난 2014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 형평운동의 상징인 형평운동기념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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