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터파기 공사할 때 나오는 흙탕물이다”

진주시 충무공동 혁신도시 내 숲속공원 저류지에서 시멘트 성분으로 추정되는 각종 오염물질이 영천강과 남강으로 유입돼 환경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류지는 배수로를 따라 모여드는 물을 다시 쓰기 위해 모아 두는 곳으로 혁신도시 내 숲속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저류지에 모인 물은 영천강과 남강의 합수부로 흘러 내려간다.

지난 26일 시멘트 성분으로 추정되는 뿌연 빛을 띤 오염물질이 저류지를 통해 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이 목격됐다. 저류지 주변에서는 공사현장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시멘트 가루 냄새가 심하게 났다.

▲ 시멘트 성분으로 보이는 뿌연 빛을 띤 오염물질이 충무공동 숲속공원 저류지에 흐르고 있다.
▲ 시멘트 성분으로 보이는 뿌연 빛을 띤 오염물질이 충무공동 숲속공원 저류지에 흐르고 있다

백인식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냄새나 육안으로 보면 석회질 성분이 분명 있는 것 같다"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경남과기대 수질분석센터에 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시멘트가 강으로 유입된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며 ”시멘트는 그냥 독“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에는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롬(Cr6+)과 카드뮴(Cd), 납(Pb), 비소(As) 등의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 시멘트 성분의 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하천의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진주시는 현재 저류지를 통과하는 물은 시멘트와는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주변 사업장에 시멘트를 쓰는 공사현장이 없다는 것이다. 흙탕물처럼 혼탁수가 보이는 것은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토사에 섞여 들어오는 물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진주시는 2년 전 시민 제보로 수질 검사를 했고, 부유물질이나 탁도(물이 흐린 정도)는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공사 현장에 오탁방지망을 설치하고, 토사가 퇴적되어 혼탁수가 유입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준설공사를 할 계획”이라며 “맑은 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숲속공원 저류지 주변 수변공원에 고여 있는 물 또한 회색빛으로 탁도가 심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 교사 모임'의 오광석 교사는 “진주시가 단순히 흙이 퇴적된 것이라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한다면 큰 일"이라며 “흙탕물이 저류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흘러넘쳐 강으로 흐르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 교사는 “시멘트는 말할 것도 없고, 흙탕물 유출도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며 “어떤 흙인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혁신도시 공사는 지금 진행단계여서 오랜 시간 계속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고 원인 규명과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진주환경운동연합에서 의뢰한 수질검사 결과에 따라 남강 오염 논란이 더욱 증폭될 여지가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충무공동 숲속공원 저류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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