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청 약속 어겨”, 교육부 “학부모 억지 피워”

진주 대곡중학교(이하 대곡중)의 혁신도시 이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학부모와 진주교육지원청(이하 교육청)이 이번에는 '통학편의 지원'과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대곡중 이전은 순탄한 과정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역사회의 찬반 대립은 물론이고, 학교이전 찬반투표 절차의 문제를 놓고 교육청과의 마찰 또한 빈번했다.

▲ 대곡중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이전 자체를 반대해왔다. 지난해 시위 장면 사진이다.

지난 해 말 교육부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대곡중의 이전을 확정했다. 진주시 대곡면에 위치한 대곡중을 혁신도시인 충무공동으로 이전해 2020년 신축 개교한다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곡초등학교를 졸업하는 9명의 학생들은 대곡중이나 시내 학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입학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으며 8명이 대곡중을 선택하고  1명만 시내 학교로 갔다.

학부모들은 대곡에 남는 학생들에게 ‘통학버스’를 지원하겠다는 교육청의 약속을 믿고 대곡중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교육청은 시내학교를 선택하는 아이들에게만 통학편의가 제공되며, 이 부분은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맞서고 있다.

◇대곡중 1학년 학부모 "교육청 지원 약속 어겨" = 이번에 대곡중에 아이를 입학시킨 정영민 씨는 “대곡중 이전 문제로 시끄러웠을 때 특히 대곡초 학부모 중심으로 반대를 많이 했다”며 “교육청이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이전하는 대신 조건을 많이 내걸어 학부모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설명회 때 준 자료를 보면 대곡중으로 진학하는 대곡초 학생에게 통학편의를 지원한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며 “이제 학교 이전이 확정되니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는 통학차량 지원을 못해준다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 씨는 “대곡면 시골마을마다 버스가 없어서 등하교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며 “대곡중에 남은 8명은 전부 통학버스 지원을 믿고 대곡중 입학을 결정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 진주교육지원청에서 대곡중학교 학부모 설명회때 배포된 자료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통학편의 지원에 대곡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교육청은 통학편의지원은 2020년 이전하는 시점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주교육지원청 "학부모 억지 피워" = 교육청은 “대곡중에 가는 학생들에 대해 통학편의 지원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이전하는 시점으로 모든 지원이 이뤄지는 게 원칙”인데 “학부모들이 시내학교 선택을 올해부터 요구했기에 그 부분에 대한 통학편의 지원을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성된 문서가 오해를 사는 부분이 있는 건 맞지만, 설명회 때 상세히 말씀 드렸다”며 “이제 와서 대곡중 아이들도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학부모의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교육청은 “학교이전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교육청 모두 힘이 들었다”며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지원항목 자체가 없고 예산도 없어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교육청의 주장에 학부모들은 단체로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지원 약속이 없었다면, 학생들이 모두 시내 학교로 갔을 거라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교육청에 촉구하고 있다. 반면에 교육청은 지원 대상과 범위가 아니라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학부모 정은설 씨는 "모든 문제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학교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서 시작되었다"며 "지역에서는 현재 대곡중 이전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뜻을 같이 하는 주민들과 비용을 마련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곡중학교의 혁신도시 이전이 확정됐지만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어지고 있다.

▲ 진주 대곡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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