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진주, 역사'를 주제로

리영달 작가가 지난 26일 진주아이쿱생협 2층 교육장에서 ‘내가 찍은 진주, 역사’라는 주제로 사진 강좌를 열었다. 이날 리 작가는 195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진주사람과 진주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기록한 사진을 대중 앞에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 '내가 찍은 진주, 역사'를 주제로 강연 중인 리영달 작가

리 작가는 이날 그동안 역사의식이 부족하고 문화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위정자들로 인해 진주 고유의 문화를 간직한 장소들이 사라져간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진주 내성에 자리한 집들이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지금 이 모습을 볼 수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진주 문산 줄싸움 사진을 공개하면서는 영산, 의령, 당진, 삼척, 밀양 등의 줄싸움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재됐는데 더 큰 규모였던 진주는 그 전통이 사라져 빠진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의식, 문화의식이 있는 위정자가 필요한 이유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며 “그러한 대통령, 시장을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리 작가는 이날 진주 망진산 봉수대가 시민 모금으로 설립되던 때의 사진, 진주문화사랑모임의 기획으로 걸인, 기생이 횃불을 들고 시위하던 모습을 재현했던 행사 등을 소개하며 진주문화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50년만의 가뭄으로 말라붙은 남강과 큰 홍수가 난 남강의 모습, 진주 소싸움 사진, 옛 진주성 내부와 진주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보여주며 진주와 진주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가감 없이 나타냈다. 이외에도 그는 현재 갤러리아 백화점 자리에 있었던 금성초등학교 보전운동이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실패했던 점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리 작가는 이날 청중들에게 “사진만큼 좋은 기록수단은 없다”며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많이 찍어라. 특히 가까운 사람과 가족 사진을 찍어두면 오랫동안 그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며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오늘 아이들도 꽤 많이 왔는데 특히 아이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라”며 “나는 지금도 가족끼리 예전 사진을 공유하며 추억을 이야기하는데 아이들이 과거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리영달 작가는 그동안 스토리가 있는 연작 사진을 찍어왔다. 진주남강, 진주소싸움, 진주성, 진주사람들을 주제로 한 그의 사진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잡지사 등에 실리며 진주를 알리고 진주문화와 역사의 위상을 높여왔다. 그는 이날 그가 찍은 여러 사진을 소개하며 이들 사진이 해당 매체에 실리기까지의 뒷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 강연 후 기념촬영 중인 리영달 작가와 청중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리 작가의 강연에 공감하며 깨닫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은주 씨(43)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진주 옛 사진들을 할아버지 무릎에서 듣는 듯한 강의였다”며 “긴 시간의 강의였지만 더 듣고 싶어 아쉬웠고, 언제 또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싶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두점 씨(46)는 “너무 좋은 강의, 재미있는 강의였고 옛모습들을 보니 우리의 일상이 짠하게 느껴졌다”며 “갑자기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고 주변을 돌아보며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 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역사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은 아이쿱 생협 홍보위원회와 단디뉴스가 지난 6주간(주당 1회) 진행해 온 사진 강좌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였다. ‘사진을 말하다’라는 제하의 이 강연은 1부 카메라와 사진, 사진의 기초(서성룡), 2-3부 인물과 풍경을 찍다(유근종), 4-5부 행복한 아마추어 사진가가 되는 몇가지 방법(조경국), 6부 내가 찍은 진주, 역사(리영달)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리영달 작가는 진주문화사랑모임 명예이사장, 한국민속소싸움협회 진주지부 명예회장 등을 역임하며 진주 문화와 역사를 지켜가는 데 공헌하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진주지부 창립자이기도 하며 고령에도 현재 리치과 원장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문산 줄싸움 풍경
▲ 옛 진주사람의 모습
▲ 걸인 기생 횃불 들고
▲ 기록적인 남강 가뭄
▲ 진주성 내에 민가가 있던 옛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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