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발전, 진주의료원, 문화예술 발전, 지방분권 등에 대한 입장 밝혀

“공직자 사퇴 시한이 3월15일이니 2월 말까지는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달 18일 경남FC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사 권한 대행은 지방선거 전까지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진주시장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생각을 굳혔을까?

단디뉴스는 지난 6일 오마이뉴스와 함께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인터뷰했다.

그는 이날 여전히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경남도정을 이끌어온 지난 6개월 간의 소회와 함께 서부경남 발전을 위한 여러 의견들을 내놨다.

이 기사에는 ‘단디뉴스’와 주고받은 문답만을 담았다.

▲ 한경호 경상남도지사 권한대행

가장 잘한 일? 공급자 중심 행정에서 수요자 중심 행정으로 패러다임 바꾼 것

가장 아쉬웠던 일? 도의회 구조 애로사항, 직원과 좀 더 소통 못한 것 아쉬워.

단디뉴스) 도지사 권한대행으로 작년 8월에 부임했다. 시민들의 호평이 많은 걸로 안다. 권한대행이라는 자리가 어떻게 보면 도정을 관리하는 자리이지만, 지난 6개월 여러 일들이 있었던 걸로 안다. 기간이 다소 짧지만 권한대행으로서 했던 일 가운데 가장 잘 한 일과 가장 아쉬웠던 일은 무엇인가.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잘 한 일이 너무 많아서.. (웃음) 일일이 다 말하기는 어렵고. 사실 내가 보기에 그렇게 잘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평이 있다는 건 아는데 정확히 보면 전임 도지사와 비교할 때 행정의 패러다임이 달라 도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오자마자 소통과 협치를 한다면서 ‘참여도정’, ‘열린도정’으로 많은 도민들을 만나고 애로사항을 듣고 하다 보니 도민들이 그런 말을 해 주는 것 같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과거 공급자 위주(공무원 위주)의 행정이 수요자 중심(도민 위주)의 행정으로 바뀌었다. 물론 모두가 도민 위주의 행정인 건 아니지만 바꿔나가고 있는 중이다.

도 자체 사업만 봐도 관련자들과 몇 차례 간담회를 해서 그분들이 요구하는 것을 예산에 모두 반영했다. 이건 예산 편성과정을 말하는 것이고, 사업을 발굴하고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위원회를 꾸려 진행했다. 공약사업과 관련해서는 민간협의체가 있고, 도민행복위원회, 또 어제 설립한 도민안전제일위원회 등 그런 위원회들은 기존의 자문위원회와 완전히 다르다. 기존의 자문위원회는 사실 공무원들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내가 설립한 위원회는 도민참여, 도민 중심의 행정을 한다. 그걸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쉽다? 아쉽다기보다 근무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었던 점은 우리 경남의 정치지형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나를 여당 쪽 사람으로 보는데, 경남도의원 55명 가운데 49명이 야당 측 의원이다. 순수여당은 3명뿐이다. 그러다보니 의회관계에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하지만 근무하는 과정에서 우리 의원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의원 요구 사업에 대해서도 열의를 갖고 챙기다 보니 오히려 지금은 우리 의원들이 나를 더 좋아한다. 올해 예산만 봐도 우리가 요구한 예산보다 더 증액됐다. 보통 집행부 예산을 깎기 마련 아닌가. 의회에서 우리가 요구한 것 이상의 예산을 주었다는 건 그만큼 관계가 원만해졌다는 거다. 공직 내부와 관련해서는 내가 1인 3역을 하다 보니 업무량이 많았고, 도민중심의 행정을 하려다보니 시간에 쫓겨 소통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직원들 입장에서 일을 하려 했지만 그게 좀 아쉽다.

 

경남도지사와 진주시장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

간단한 일 아니고 더 고민

단디뉴스) 오랫동안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계속 부인하다가 1월18일 2월 말까지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어제(5일) 도청 공무원노조와 일부 시민단체에서 권한대행의 행보를 비판했다.(권한대행 직위를 이용해 치적을 쌓으려 한다. 권한대행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 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우려된다) 출마선언이 빨라져야 할 것 같은데, 오늘 출마를 선언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거론되는 경남도지사와 진주시장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나.

한경호) 제가 사실 처음에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으로) 내려오자마자 언론에 차기 진주시장 후보로 나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도정에 힘써야 할 때 진주시장으로 나온다 혹은 만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설령 그런 마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도정에 전념해야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도정에만 전념한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그 과정에서 도민들을 만나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은 일하는 것을 보니 지금 시대정신에 맞는 것 같다. 과거에 정치인이 했던 편협한 행정이 아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좀 지방선거에 나오면 안 되겠냐”는 식의 권유. 진주에 있는 지인들도 다르지 않았다. “한경호 같은 사람은 열심히 하고, 창의적이고, 어려운 계층을 배려한다”는 말들.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걸로 안다. 그 과정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데 경남지사 권한대행이라는 자리가 내가 다른 걸 하고 싶다고 툭 던지고 나올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350만 도민들을 행정적 측면에서 지원해야 하니까. 설 전후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입장을 정해야 할 것 같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 한경호 경상남도지사 권한대행

권한대행의 출마용 치적 쌓기,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 우려 목소리 있다.

진정성 갖고 도민 위해 일했다.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단디뉴스) 서두에 드린 말씀처럼 도청 공무원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에서 권한대행이 물러나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되지 않느냐는 것과 도지사 권한대행이라는 직책을 본인의 치적을 쌓기 위해 사용한다는 지적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경호) 뒤의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아는 사람들은 안다. 한경호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항상 진정성을 갖고 일했다. 경상남도에 와서도 도민을 만나고 일하면서 공직자 30년 경험을 다양하게 녹이며 열성적으로 일했다. 예전에 김혁규 도지사 모시면서 일할 때 우리 직원들 열심히 했던 모습들, 일만 열심히 하는 조직문화, 이게 와서 보니까 달라졌다. 일을 안 하는 게 당연한 일이 돼 있어서 깜짝 놀랐다. 과거 김혁규 도지사 모시며 했던 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 않나. 내가 있는 동안 경상남도의 공직자 문화를 바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도민을 위해 일하는 경상남도를 위해 노력했다. 그걸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정성을 갖고 늘 일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권한대행으로서의 권한대행 체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는) 만약 내가 출마를 하거나 한다면 행정자치부에서 또 새로운 후임자가 올 것이다. 그래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조실장이 권한대행이 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서부경남 비교적 낙후돼, 시민 삶에 와 닿는 발전 방안 있나.

많은 방안들이 진행 중, 비관적이지 않다. 잠재력 큰 곳

단디뉴스) 서부경남은 동부경남에 비해 낙후돼 있다. 혁신도시, 항공우주산업 개발과 같은 사업들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높지만 이들 사업이 시민 각각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지 못 해 온 것 같다. 권한대행께서 생각하는 서부경남 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한경호) 사실 양산이나 김해나 창원에 비교하면 서부경남이 낙후된 게 맞다. 하지만 경북이나 전남과 비교하면 크게 낙후된 건 아니다. 전임 도지사께서 서부경남 발전을 위해 도청 서부청사도 만들었고 여러 사업을 했다. 그런 것들이 아직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뿐이지. 예를 들어 진주만 보면 서부청사, 진주-사천 쪽의 항공산업, 혁신도시 등이 있다. 이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인구도 늘었고. 산청이나 함양, 거창은 항노화산업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다. 산업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관광 측면도 중요한데 산청 등을 보면 풍부한 유산들이 많다. 그래서 나도 남명 조식 선생의 사상을 우리 군민, 도민의 정신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했다. 이 외에도 남부내륙철도사업 등이 서부경남 발전에 획기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개통 후 서부경남이 발전됐지 않았나. 그런 일들이 지금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어 나는 서부경남이 낙후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관적이지 않다. 잠재력이 많은 곳이다. 서부경남은.

 

만약 지방선거 나온다면 다른 후보보다 이들 방안에 대한 실천력 뛰어날까.

공직 경험과 인적 파워 등 있어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

단디뉴스) 방금 하신 말씀들은 현재 진주시장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과도 일치한다.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묻겠다. 공약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권한대행이 만약 진주시장 후보로 나오면 실천능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뛰어나다고 보시나.

한경호) 도민들이나 시민들이 나를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보고 후보출마를 거론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에서 16년, 중앙에서 16년 일했다. 도의 기획관을 4년이나 했고, 사천부시장도 했다. 중앙에서는 행자부, 총리실, 소방방재청 등에서 일했다. 많은 부처를 경험하며 나름의 노하우, 인적 파워를 쌓았다. 자치단체는 특히 예산이 중요한데, 과거 행자부에서 예산총괄 재정기획관을 했다. 예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대 국회관계, 대 중앙부처관계도 잘 돼 있다. 경상남도가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번에 4조 5천6백60억 원이라는 국비를 받았다. 3천2백억 원을 증액한 것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수치다. 나 혼자 힘으로 한 건 아니나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자치단체장이 내부 구성원들을 잘 단합시켜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자원을 유입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 점에서는 내가 현재 공직자 중에서 누구에게도 뒤떨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또 세종시에서 부시장을 했지 않나. 세종에 지금 중앙부처들이 다 있다.

 

문화예술 중요한데, 정부에서 문화예술 발전 위해 뭘 해야 할까.

마음껏 창작활동 하게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아야

단디뉴스) 문화예술과 관련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진주시에서 시립 합창단, 소년소녀 합창단이 해체됐다. 탈춤한마당과 같은 행사 예산도 축소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유등축제 유료화 문제도 중앙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았지만 진주시가 유료화 결정을 최종적으로 했다. 경상남도 전체를 포괄해 우리문화와 예술을 지켜 나아가려면 정부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또 권한대행으로서 그런 일들을 해 온 것이 있다면?

한경호) 오늘 체육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40여개의 단체 회장, 부회장이 다 왔다. 제가 여기서 그런 말을 했다. "앞으로 체육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 체육을 잘 모르는 우리 공무원들이 보조금 조금 준다고 자꾸 간섭하고 그런 시대가 아니다. 체육은 체육인 스스로 가꿀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은 그 여건을 만들어 주자." 올해 체육회에 20억 원, 장애인 체육회에 19억 원, FC에 20억원, 마산운동장에 도비 100억 원의 예산을 증액해 줬다. 문화예술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야기한다. 경남만큼 찬란한 관광, 유구한 문화와 역사가 있는 데가 없다. 이걸 잘 가꾸어 가야 한다. 돌아보면 특히 예술단체에 도에서 너무 많은 간섭을 한 것 같다. 전임 도지사가 특정단체는 지원하고 또 다른 단체는 지원하지 않다 보니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것 같더라. 그래서 올해 예산편성은 예술단체 모두가 일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배분하게 했다.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술, 창작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주고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본다. 행정의 역할은 이들의 성과를 잘 엮어 홍보해 주는 데 그쳐야 한다. 그래서 이를 경남의 자긍심, 경남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진주의료원 재건립할 생각 있는가.

당장은 어렵겠지만 중앙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

단디뉴스) 진주의료원을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나온다.

한경호) 내가 볼 때 진주의료원을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당장 세우는 건 힘들 것 같다.

단디뉴스)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홍준표 전 도지사가 진주의료원에 도청 서부청사를 들어서게 했으니, 새로운 부지와 건물을 마련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 것이다.

한경호) 나는 그런 유형의 공공 의료서비스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지금 보건복지부에서 의료취약지역에 거점병원을 확충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 않나. 국정과제에도 들어있다. 경남지역에 먼저 해서 서부경남에 이 같은 병원을 세우자는 건의를 몇 차례 했다. 그에 못지않게 우리 공공의료 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도 고민해야 한다. 공공의료 서비스가 수익을 보고하는 건 아니다. 어려운 계층에 대해 국가가 서비스하는 체계다. 그러나 공공의료 서비스에 종사하는 분들이 어느 정도 서비스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노조의 문제에 천착해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그런 것은 좀 합리적으로 풀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공공의료병원을 없앨 때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본다. 도민들의 의견을 먼저 물어야 한다. 다소 분쟁이 있더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공공의료 서비스 기관을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은 옳지 않았다고 본다. 안타까움이 있다.

단디뉴스) 의료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이 서비스 정신을 갖춰야 한다며 기득권 유지를 언급하셨는데, 진주의료원이 폐업될 당시 홍준표 전 지사의 논리가 진주의료원은 적자가 심하고 강경노조가 존재해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권한대행께서도 그 당시의 노조가 강경노조였다고 보시나.

한경호) 언론에 나온 걸 보고 하는 이야기다. 당시 서울에 있어서 들은 얘기가 그렇다는 얘기다. 노조를 하시는 분들이 공공 서비스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일 뿐이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어려운 계층을 위해 진주의료원이 존재했는데, 거기서 종사하시는 분들도 일반 병원보다는 사명감이 좀 높아야 하지 않는가.

단디뉴스) 당시 진주의료원 노조가 강경노조였다고 판단하는 건가?

한경호) 그건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 관계자가 아니니. 그 당시 서로 잘 절충해서 해결해야 했는데 그게 안 됐으니 아쉬움이 있다는 거다.

▲ 한경호 경상남도지사 권한대행

지방분권 강조되는데 지역정치 미약하다. 괜찮을까.

지역의 역량 강화 필요하나 지방에 분권해 주는 게 우선이다.

단디뉴스) 지방분권 강화, 권한대행께서도 여러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안다. 지방분권 강화는 시대적 과업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지방의 권한이 강화되더라도 현재의 지방자치 수준으로는 강화된 권한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자치단체의 정책 발굴 능력, 의회의 자치단체 견제 능력이 중요하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까.

한경호) 답은 정해져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전하는 대신에 우리 자치단체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시민단체, 공무원, 언론의 역량이 강화돼야 지방분권은 성공할 수 있다. 일단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내려줘야 한다. 어느 선진국도 이처럼 중앙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지 않다. 이 틀을 바꿔야 한다.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에 이양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대통령도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를 말하는데 지금이 기회다. 지방에서 지방분권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 우리 도도 이와 관련해 도를 돌며 도민들에게 지방분권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엊그제 세종에서 시도지사 간담회를 하며 대통령께도 그런 말씀을 드렸다. ‘지방분권이 왜 필요한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자치단체의 권한은 강하고 의회의 권한은 약하다. 균형을 이루려면?

‘의회우선주의’가 필요하다.

단디뉴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치단체의 권한은 강하고 의회의 권한은 약하다. 견제와 균형을 이루려면 이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 의회의 권한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긴데, 권한대행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권한대행으로서 이를 위해 노력하신 게 있는지.

한경호) 우리나라는 ‘강’ 자치단체장, ‘약’의회다. 다른 나라는 반대다. 유럽의 경우 의원들이 국장을 겸직한다. 우리처럼 강한 시장, 군수도 있고 어느 곳은 의원이 강하다. 권한이 비슷한 곳도 있고. 외국처럼 기관구성을 다양화할 수는 없고, 보완하려면 의회를 강화시켜야 한다. 입법권 강화, 인사권 독립 등. 예를 들어 우리 의회에서도 광역의원의 경우 보좌관을 한 명씩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당장 도입하긴 어렵다. 그래서 입법보좌관을 늘릴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의원 1인 전속 보좌관은 아니고. 의회 입법권 강화는 법령의 범위 내에서 고심을 해야 한다. 중요한 건 인사권인데, 의장이 인사권이 없다. 계약직, 임기제는 예외이긴 하지만. 인사권을 독립시키려면 공무원 의회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또 공무원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평생 의회에만 있어야 하니, 딜레마가 있다. 어찌됐든 지방자치가 발전하려면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지사 권한대행으로 와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의회우선주의’를 여러 번 언급했다. 의회에서 요구하는 예산, 인력, 기구는 대체로 다 해줬다. 이번에 예산분석팀도 만들어줬다. 의회 기능 강화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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