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당신들의 '캡틴'인 시민은 '보고 있다.'

이 정권이 이처럼 더러운 결과를 덮고 지나가지 않으리라고 믿어본다. 김병훈 전 MBC 논설위원l승인2018.02.06l수정2018.02.0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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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일가와 그 가신들에게 저 거룩한 정의(正義)의 전당(殿堂), 이름하여 민주공화국의 사법부로부터 (늘 있어왔던 일이기에) 약소한 명절선물이 배달되었다.

저들이 점잖음과 권위의 소도구로 걸치고 있는 검은 가운이 이토록 우스꽝스러워 보이다니. 흰 색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흑인들에게 시대착오적이고 극악한 테러를 가하는 저 KKK團의 가운이 머금은 기운, 키치와 뒤섞인 공포의 아우라가 충만하다.
그들이 법리(法理)로 내세운 궤변은 저 매춘부(이 낡은 표현이 저들에겐 최적이라고 믿는다)들이 자신들의 처참한 나신(裸身)을 감춰 보려는, 내심으론 감추려는 의도가 있음을 가장하려는 구차한 실오라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 김병훈 전 MBC논설위원

'겁박'에 못이겨 공여한 '약자의 뇌물'에 큰 죄를 묻기 어렵다는 요지의 판결이 최종심에서 부인될 수 있다고 당신은 믿는가. 그 전에, 아직 '살아 있는' 이건희 일가를 겁박할 수 있는 박근혜의 카드가 무엇인지 저들은 적시했는가.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방해할 수 있는 법적 장애물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겁박인가. '네가 이미 가진 것들을 빼앗겠다'고 했다면 겁박일 수 있다. 그러나 '네가 뭔가를 가지려면 나의 방조 또는 협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현존하는 상황 아래에서, 만에 하나 그 사실을 쌍방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그 뇌물은 공여자의 이득을 보장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봄이 옳지 않은가.

공모(共謀)를 입증하기 위해서 쌍방 또는 일방이 서로 나눌 이득을 반드시 입밖에 내야 하고 그 물리적 증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처벌받을 뇌물죄가 과연 남아나겠는가. 이번 판결을 내린 정형식 판사라는 자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건설업자가 2심부터 일관되게 자신이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도(그 진술이 돈을 줬다는 유일한 증거였다), 주었다는 돈의 실체적 댓가가 입증된 적이 없고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었음에도 실형을 선고한 전력이 있다. 개를 기르고 사랑하고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를 차마 개라고 부르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그는 분명히 주구(走狗)로 일컬어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리도 소중하다는 독립성을 법원은 '국민으로부터만' 줄창 보장받아 왔다, 손에 피를 도맡아 묻히고 몸에 분변이 튀는 현장에 있기에 욕을 도맡아 먹는(먹을 욕을 먹는 것이긴 하지만) 검찰과는 달리 법원은 상대적으로 존중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런 그들이 조직 안의 개별 판사들의 뒷조사를 하고 그에 따라 성향을 판단해서 분류하고, 그 분류에 근거한 인사를 자행했으며 '거점 판사'니 뭐니 하는 끄나풀들을 운용하는 짓거리를 하다가 일부가 발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가끔 두드러지는 법원 내 '양심적' 인사들의 존재는 순전히 돌연변이의 산물이었음이 틀림없다.

문재인 정부에 엄중히 묻는다.

이 판결이 진실로 '평등한 기회'에 근거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도출된 '정의로운 결과'라고 생각하는가.

주시하고 있다.

당신들의 '캡틴'인 시민은 '보고 있다.'

시민혁명으로 태어났음을 공언하는 이 정권이 이처럼 더러운 결과를 덮고 지나가지 않으리라고 믿어본다.


김병훈 전 MBC 논설위원  k7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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