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것이 ‘민주주의’다.

“130명 진주시민이 보여준 숙의민주주의의 가능성” 장명욱 기자l승인2018.01.30l수정2018.01.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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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민주주의를 보는 것 같았다. 진주시민 130명은 경청하고, 토론하며, 양질의 대안을 마련해갔다. ‘숙의(熟議)’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진주에 있었다.

지난 24일 '2018희망진주시민의길'이 주최한 '말하는대로 613' 토론회는 ‘숙의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토론회였다. 이 토론회는 진주시에 필요한 정책을 시민 스스로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10개 원탁에 둘러앉은 시민들은 공적인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확장해갔다. 사안과 자신의 의견에 대해 심사숙고 했다. 대화를 통해 상호간에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갔다.

130명의 시민들은 진주시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했고, 주제별로 심화 토론을 이어갔다. 그리고 진주시에 가장 필요한 정책 5가지를 선정했고, 그밖에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도 도출했다.

진주시민원탁회의는 기존 토론회와는 달랐다.

기존 토론회를 보면 발제자가 대표로 주제발표를 한다. 진주시민원탁회의는 따로 발제자가 없다. 모든 참여자가 공평하게 1분씩 돌아가며 발표를 한다. 모든 이가  똑같은 참여 기회를 가진다는 토론의 규칙만 있을 뿐이다.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감정에 호소하는 토론회도 아니다. 참여자 개개인이 이성과 합리성에 근거해 토론에 참여할 뿐이다. 기존 토론회의 흔한 방식인 찬반토론도 없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숙의하면서 합의에 도달하는 민주적인 절차만 있을 뿐이다. 어정쩡한 양비론적 결론에 그치거나 대안이 없는 ‘껍데기’ 토론회도 아니다. 참여자들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양질의 의견을 만들어 낸다. ‘알찬’ 토론회인 것이다.

진주시민원탁회의에서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참여자들이 보여준 '경청(敬聽)'하는 태도였다. 시민참여자들은 '상호 경청의 기술'이 뛰어났다.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켜 갔고, 상대방의 마음속에 있는 진솔한 의견을 이끌어 내고 있었다. 숙의에서 자신의 주장을 개진하는 것 못지 않게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공감적 경청'이 중요하다. 시민 참여자들은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청을 실천하고 있었다.

토론회를 취재하는 도중 우연히 들렸다는 젊은 여성의 말이 인상 깊었다.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진짜 민주주의 같아요"

진짜 민주주의? 그동안 우리는 가짜 민주주의에 살았나?

진짜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공적인 사안에 대해 이성과 합리성에 근거해 토론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양질의 결론을 도출하는 숙의의 과정이 진짜 민주주의가 아닐까

참여에 있어 똑같은 기회를 가진다는 평등과 도덕적 가치를 저버리지 않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도 이해시키는 해결책에 같이 도달하는 숙의의 과정들이 진짜 민주주의가 아닐까

2018년 1월24일 진주시민원탁회의에서 ‘숙의’로 가득 찬 '진짜 민주주의'를 보았다.

▲ 장명욱 기자

장명욱 기자  iam5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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