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고향집" vs "다른 당 기웃거린 철새 정치인"

강갑중 의원 '더불어민주당'과 인연 강조

지지자 100여명 성원 속 입당(신청) 기자회견

강갑중 진주시의원이 17일 지지자 100여명의 성원 속에 더불어민주당 입당 (신청)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그의 입당에 일부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 의원은 17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진주를 만들고, 진주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는 18일 민주당 경남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장 후보 경선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 강갑중 진주시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 의원은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제게 고향집과 같은 곳”이라며 민주당과 자신의 인연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민주산악회 멤버로 민주화 운동을 했고, 이기택 전 민주당 최고위원(전 한나라당 부총재),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1992년) 3당 합당을 거부하고 꼬마민주당을 창당하는 데 동참했던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도 그를 지지했고, 열린우리당 창당에도 참여했다.

이날 강 의원의 입당 신청 기자회견에는 1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강갑중’을 연호하거나 ‘옳소’라는 말을 해가며 강 의원에 대한 강건한 지지를 보였다. 

 

▲ 시청 브리핑룸 앞을 가득 메운 강갑중 의원 지지자들

진주참여연대 '진주는 철새 도래지가 아니다'

문제는 일부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강 의원의 과거 경력을 이유로 그의 입당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 의원은 2006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도의원에 당선된 바 있으며,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진주참여연대는 이날 ‘진주는 철새도래지가 아니다’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강갑중 의원이 정치활동 초창기에 야당에 있었던 건 사실이나 그것은 그가 학창시절  학생회 활동을 한 것과 졸업 후 농협에서 근무했던 경력 때문일 뿐”이라며 “그가 야당활동을 한 것은 그의 경력으로는 기득권 정당 후보가 되지 못해서이지 그가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강갑중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도의원 공천을 제안하자 망설임 없이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당선되어 활동했다”며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2016년 총선에서 박대출 의원을 지지했으며, 총선 후 새누리당 복당까지 신청하는 등 구여권 주변을 맴돌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갑중 의원의 정치활동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새로운 진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반성과 더불어 깊은 성찰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주 을 지역구 운영위, 만장일치로 입당 반대 결정,

평당원은 "시장 출마하는 거야 자유지만 하필 왜 우리 당이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강갑중 의원의 입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을 지역위원장은 “지역운영위 17명의 위원 가운데 16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강갑중 의원에 대한 입당 반대를 결정한 바 있다”며 “오늘 기자회견에서 강 의원이 자신과 민주당의 과거 관계를 언급한 것으로 아는데 그러면 입당이 아닌 복당을 신청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복당의 경우 지역위원회의 입장이 강력히 반영되는 점을 어필한 셈이다.

임재용 더불어민주당 진주갑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은 “찬성과 반대 여론을 수치상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의견이 분분한 게 맞다”며 “강갑중 의원이 다른 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입당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그래도 인지도나 지지도가 높은 인사인 만큼 입당을 받아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평당원 정 아무개 씨는 이번 논란에 “강갑중 씨는 구여권을 기웃거리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으니 자신의 선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입당하는 사람 아니냐”며 “우리 당이 지금과 같은 지지율을 받지 못했으면 과연 입당 신청을 했을지 몹시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당에서 만약 입당 신청을 받아들이면 당원들 사이의 거부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본인이 선거에 나가는 건 말릴 수 없지만 우리당에 입당해 나가는 건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갑중 의원은 이러한 반대 여론에 대해 “상처받은 분들을 이해하지만 큰 틀에서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갈지자 행보를 보인 적도 있고, 발걸음이 꼬인 적도 있지만 저 강갑중, 머리와 생각은 깨끗한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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