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을 한다. 아니, 말하지 않는다.

"진정 그들에게 화(禍) 있을 진저!!!" 박흥준 발행인l승인2018.01.11l수정2018.01.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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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을 한다. 말을 하는 게 그들의 직업이다. 말을 함으로써 봉급을 받고, 말을 함으로써 그들은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다. 말은 그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다. 그들은 매일매일 말을 한다. 하루라도 말을 하지 않는 날은 없다. 그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말을 하는 그들이 있어서 나라가 있고, 그들의 말이 이 사회를 밝게 하고, 나아가 발전시킨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그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 하기 싫은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의 테두리는 정해져 있다. 요즘은 ‘촛불정권 물어뜯기’ 이고, 예전에는 이른 바 '보수정권' 지키기였다. 과거에는 독재정권 사수였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를 찬양하고 독립운동을 폄훼하는 데까지 이른다. 이 테두리를 조금만 벗어나면 그들은 설령 그들의 구성원이라 하더라도 입을 거칠게 봉하고 가차 없이 단죄한다.

그들은 말을 한다. 말을 하기 위해 사례를 모으는데 그 말에 맞는 사례만 골라서 모은다. 사례가 별 거 아니면 일단 부풀리고, 사례가 없으면 스스로 사례를 만들기도 한다. 애써 찾은 사례가 불충분하면 왜곡이라도 해서 말의 외양을 그럴 듯하게 한다. 그래서 듣는 사람을 믿게 만든다.

▲ 박흥준 발행인

그들이 요즘 즐겨 하는 말은 ‘최저임금’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이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을 더 어렵게 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어 힘들어 하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물가를 상승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가계에 큰 타격을 주어서, 결국은 나라 경제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언성을 높인다. 최저임금 때문에 나라가 거덜이 나는 것처럼 연일 게거품을 문다.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소상공인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원인은 일절 말하지 않는다. 원인 가운데 가장 약한 놈인 ‘최저임금’을 간단하게 범인으로 지목하고 '약한 놈' 한 놈만 두들겨 팬다. 시중가보다 높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필수구입품목 가격문제나 시중 평균보다 훨씬 높은 카드수수료율의 문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해마다 오르는 건물 임대료 문제 등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소상공인을 벼랑에 서게 하는 '정말 나쁜 놈'들은 따로 있는데 그들은 정작 이 놈들은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줄이려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말하지 않는다. 고용 없는 성장이 10여 년 이어지고 있는 추세는 말하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곳간에 돈을 쌓아 놓고도 고용을 늘리지 않는 일은 죽어도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인상된 최저임금'이 이제 막 시행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에는 지금이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전문가의 언급은 최저임금을 죽이려는 그들의 의도에 어긋나기에 간단히 무시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외국의 사례는 그들이 결코 말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다.

그들이 말하는 사이, 그리고 말을 하지 않는 사이에 죽어나는 것은 영세자영업자로 불리는 소상공인과 서민, 즉 우리 모두이다. 이와 반대로 배를 불리는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들이다. 폐업이 속출하고 있지만 임금 때문만은 아니다. 편의점 알바 자리가 줄고 있지만 그것도 임금 때문만은 아니다. 중소기업들이 상여금 분산과 식대.교통비의 기본급 포함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긍극적 원인은 납품처인 대기업의 횡포에 따른 경영난이지 그 알량한 최저임금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말을 하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를 돌아볼 차례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오랜 세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가 어리석어 그들의 말이 금과옥조라고 믿어 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그 금과옥조를 가슴에 고이 품어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그들의 말에 기초해 우리의 행동반경을 정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그들의 말에 감동해 우리의 정치적 의사를 결정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투표함 뚜껑을 연 뒤 이와 상반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미친 듯이 태극기를 흔들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머얼건 국밥 한 그릇과 깍두기 한 조각을 우리는 고마워 하며 먹었다.

이제는 아니다. 이 따위 어리석음은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당장은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그들을 저주하는 것으로 우리는 오늘을 견디련다.

“사실을 왜곡하는 너희들에게

화(禍) 있을 진저!

진실을 외면하는 너희들에게

재앙(災殃) 있을 진저!"


박흥준 발행인  840039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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