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인터뷰-5부] 감사원 감사청구 운동, "시민사찰 의혹 진실 밝힐 것"

"진주시는 10개월에 걸쳐 시민들의 페이스북 사찰하고 고소를 남발했다" 김순종 기자l승인2017.12.27l수정2018.07.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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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진주시와 진주시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운동을 시작했다. 청구 대상은 5가지로 남강유등축제 전면유료화 문제, 시민 사찰 및 고소 문제, 좋은세상 복지재단 관련문제, 부산교통 시내버스 11대 증차운행 인가 문제, 악취 저감시설 덮개공사 문제 등이다. 감사원 감사청구를 위해서는 시민 300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5가지 사안에는 각각의 사안을 대표하는 청구인이 있다. 이들 청구인을 한 명씩 만나 인터뷰한다.

다섯 번째 인터뷰 상대는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정원각 집행위원장이다. 감사원 감사 청구운동 대표 청구인은 다른 사람이지만 건강 문제로 정 위원장이 인터뷰에 대신 나섰다. 정 위원장은 진주시가 시민들의 SNS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진주시장이 본인과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성 글들을 모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도 문제 삼는다.

▲ 정원각 2018희망진주시민의길 집행위원장

진주시는 올해 초 약 20여명의 진주시민들을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소인 이창희). 페이스북에 진주시장과 진주시정을 비판하는 댓글과 게시글을 남겼다는 이유다. 검찰은 지난 5월29일 이 사건을 처리하며 2~3명의 시민(기소유예)을 제외한 모든 시민들에게 ‘공소권 없음’ 판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창희 시장이 고소한 시민들의 글이 2016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쓰여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진주시가 10개월에 걸쳐 시민들의 페이스북을 사찰해 정보를 모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공무원들이 시민사찰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희 시장의 페이스북 계정 개설은 지난 9월로 추정되는데 누가 정보를 모았냐는 것이다.

시민들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들은 대부분 논란의 소지가 적어보이는 글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창희 시장이 자신과 진주시정을 비판하는 시민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고소를 남발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아울러 고소인 조사를 공무원이 대신 받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이 시장이 직권남용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 진주시가 페이스북에 시민들이 쓴 게시글이나 댓글을 수집해 명예훼손, 모욕죄로 고소한 부분을 문제 삼고 계시죠? 온라인 상의 게시글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많은데요. 진주시의 조치가 특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은 진주시가 시민들의 페이스북을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단디뉴스’에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보는 데요. 지난 5월 29일 검찰의 처분 결과로 나온 불기소이유통지서에 따르면 진주시가 시민들의 페이스북 게시글, 댓글 등을 모은 기간이 꽤 깁니다.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죠. 진주시장 이창희의 이름으로 고소가 됐는데 당시 이창희 시장의 페이스북 계정은 생성조차 안 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군가 이 시장을 대신해 시민들의 게시글과 댓글을 약 10개월 간 모았다는 추정이 가능하죠. 만약 공무원이 이 같은 일을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치단체에 의한 시민 사찰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것도 꽤 장기간에 걸친. 문제가 있죠.”

- 이창희 시장이 페이스북을 시작하지 않았던 때 누군가 시민들이 쓴 게시글들을  수집했고, 이창희 시장이 이를 받아 시민들을 고소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그 누군가가 공무원일 수도 있고요. 이창희 시장은 페이스북을 언제 시작했나요?

“ 올해 9월 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폐이스북 친구도 얼마 안 되고, 글도 9월 이전에는 전무해요. 더구나 이 시장이 고소한 시민 수가 20명에 달하는데요. 이들은 이창희 시장과 페이스북 친구 사이도 아니죠. 어떻게 이들의 게시글을 모았을지 의문이 큽니다”

- 이 시장이 시민들을 고소한 것은 언제인가요?

“올해 상반기로 알려져 있어요. 검찰 처분은 5월에 나왔고요”

-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이버상에 과도한 내용을 담은 게시글이나 댓글을 쓰면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소송을 제기한 것만을 두고 문제 삼긴 힘들텐데요.

“과도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이창희 시장이 고소한 20명 가운데 2~3명이 기소유예를 받았을 뿐, 그 외의 인물들은 모두 ‘공소권 없음’이라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왔어요. 더구나 그들 가운데 일부가 쓴 글들, 고소 대상이 된 글들의 내용을 보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를 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내용은 이런 것들이죠. 진주시청이 시민들의 시청 출입을 규제했던 사건과 관련해 ‘오만함이 끝이 없네요’라는 댓글을 단 것. 진주시의 왜곡된 보도자료 발표에 대해 ‘진주시 공무원들은 누굴 닮았는지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라는 댓글을 단 것, 유등축제 가림막 및 유료화 문제와 관련해 ‘개념 없는 시장이 망쳐버린 시민들의 축제를 어떻게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합니다’라는 댓글을 단 것 등. 상식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범했다고 보기 힘들지 않나요?”

- 이들 댓글은 대체로 언론 기사를 공유한 게시글 아래에 달린 것이죠?

“그렇죠, 아니면 기사를 공유하고 거기에 간략한 입장을 덧붙이거나”

- 고소인 조사를 이창희 시장이 아닌 일반 공무원이 받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네. 고소인은 이창희 시장인데, 고소인 조사는 공무원이 받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어요. 당시 피고소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인물로부터. 그리고 이 부분은 확인이 된 사안입니다. 한 시의원이 검찰에 정보공개 신청을 해 확인했죠.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시장의 직권을 남용한 것일 수 있다는 추정들도 나옵니다. 그리고 공무원이 고소인을 대리해 고소인 조사를 받은 만큼, 이 시장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들의 페이스북 게시글, 댓글을 수집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봅니다."

- 이창희 시장과 진주시가 왜 이런 일을 했다고 보십니까?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자신을 반대하거나, 시를 비판하는 그런 입장을 가진 시민들에게 겁을 주는 것이죠. 비판하지 말라고.”

- 겁을 준다, 즉 말을 잘못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는 거네요?

“그렇죠. 일반시민들이야 경찰서 앞만 가도 무섭다고들 하잖아요. 잘못한 게 없는데도. 그런데 페이스북에 쓴 게시글이나 댓글로 경찰서에 다녀오면 어떨까요? 아무래도 자기검열을 시작하게 되겠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때 말입니다. 실제 고소당했던 분들도 그런 말을 해요. 이 사건 이후에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쓴다든지 비판적 의견을 제시할 때 상당히 주저하게 된다고. 진주시가 그걸 노린 게 아닐까 합니다. 아울러 진주시장은 자신이 공인이라는 의식이 취약한 것 같아요. 선출직에 있는 동안에는 사인이 아닌 공인이기 때문에 그의 행위가 시민들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죠. 공인이라면 그걸 감내해야 합니다. 또한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도 다소 부족한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전제 조건은 권력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인데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있죠. 독선적인 태도입니다.”

- 그렇군요. 이번 감사원 감사 청구로 무엇을 밝히고 싶으세요?

“정황상으로 진주시가 시민들의 SNS를 사찰하고, 고소고발을 남발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드러났죠. 하지만 누가 10개월에 걸친 사찰을 주도했는지, 시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인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밝혀졌으면 좋겠고요. 또 밝혀진 사실에 따라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찰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까요. 만약 문제가 없다면 또 없는 대로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겁니다. 진실을 알고 싶은 거예요”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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