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주시는 비싼 공사대금을 요구하는 업체를 선정했나.

진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진주시와 진주시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운동을 시작했다. 청구 대상은 5가지로 남강유등축제 전면유료화 문제, 시민 사찰 및 고소 문제, 좋은세상 복지재단 관련문제, 부산교통 시내버스 11대 증차운행 인가 문제, 악취 저감시설 덮개공사 문제 등이다. 감사원 감사청구를 위해서는 시민 300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이들은 1000명 이상의 서명이 이루어질 것이라 판단한다. 5가지 사안에는 각각의 사안을 대표하는 청구인이 있다. 이들 청구인을 한 명씩 만나 인터뷰한다. 네 번째 인터뷰 상대는 진주공공하수처리장 악취 저감시설 덮개공사 문제의 감사원 감사 청구 대표 청구인 류재수 진주시의원이다. 류재수 시의원은 진주시가 가격이 높은 견적서를 제출한 업체를 공사 담당 업체로 선정한 것을 두고 진주시와 업체 사이에 유착이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 류재수 진주시의원

Q. 의원님께서는 진주공공하수처리장 악취저감시설 덮개공사 문제의 감사원 감사청구 대표 청구인이시죠. 악취저감시설 덮개 공사와 관련해 업체 선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신 걸로 압니다. 업체선정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터무니 없이 비싼 견적을 낸 업체를 선정한 것이죠.

Q. 견적이 터무니 없이 비싸게 들어왔다는 것이 공사대금을 말하시는 것 같은데요. 악취저감시설 덮개공사를 위한 공사대금 92억이 들어갔죠?

A. 106억이었죠. 본래 입찰 들어온 금액은, 낙찰된 금액이 92억 원이죠.

Q. 낙찰된 금액 92억 원, 이것이 서울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서울은 50억 정도죠? 아무튼 서울과 진주시의 악취저감시설 덮개공사, 공사면적이라든지 다른 차이가 없나요? 공사대금이 차이가 난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전체 면적은 서울시가 진주시보다 2배 정도 넓죠.

Q. 면적이 더 넓으면 진주시에 낸 견적서 가격이 더 높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덮개공사 시 사용하는 재료가 다르면 모를까.

A. 진주시는 서울시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덮개공사라는 게 간단한 공사예요. (사진을 보여주며) 이런 식이예요. 알루미늄 프레임을 짜가지고 오픈돼 있는 부분을 덮는 거죠. 타원형 프레임을 짜고 SMC 판넬을 갖다 붙여 덮는 것, 그게 다예요. 진주시의 이야기는 진주시의 경우 이 공사를 해야 하는 면적의 폭이 서울시보다 넓다 이런 거예요. 서울시는 폭이 좀 좁아요. 면적이 5.1미터에 40미터 정도 되죠. 이러다 보니 폭이 좁아서 알루미늄 프레임이 진주보다 적게 들어간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면적은 두 배 정도 넓은데.

Q.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서울시 악취저감시설 덮개공사 면적의 폭이 진주시 악취저감시설의 면적 폭보다는 좁지만 전체 면적은 두 배 정도 크다는 건데, 그럼에도 진주시가 두 배 가까운 돈이 더 든다?

A. 알루미늄 프레임도 둘 다 같은 알루미늄 프레임이죠. 강산엔텍(해당업체)이 두 자치단체에 제출한 견적서를 보면 알루미늄 합금 기호가 나와요. 강산엔텍(해당업체)이 서울에 제출한 것, 진주에 제출한 것이 똑같아요. SMC(강화플라스틱)도 똑같고요.

Q. 그럼 재질은 동일한 거네요.

A. 강산엔텍이 서울에 제출한 견적서와 진주에 제출한 견적서가 그만큼 동일하다는 거죠. 그런데 서울에 제출한 견적서와 비교하면 진주에 제출한 견적서가 40억 정도 더 높아요. 부풀려졌다고 볼 수 있죠.

Q. 서울도 같은 업체가 공사를 진행 중인가요?

A. 서울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어요. 낙찰도 안 됐고. 견적서만 제출한 상황이죠. 이 정도 대금을 지급하면 우리가 공사를 할 수 있다고. 그런데 강산엔텍이 서울시에 낸 견적서를 보면 공사대금이 진주에 비해 2분의 1정도밖에 안 됩니다.

Q. 악취저감시설 덮개공사의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업체 평가도 있었죠. 절대평가가 40%, 상대평가 60%로 평가가 이루어진 걸로 아는데요.

A. 네. 평가위원이 7명 있었는데, 평가위원들이 각자 점수를 내죠. 그런데 상대평가에서 평가위원들 모두가 강산엔텍에 1등을 줬어요. 절대 평가에서는 70억 정도로 견적을 냈던 월드 브릿지가 1등을 했죠. 강산엔텍은 106억 견적을 냈으니 절대평가에서 1등이 힘들죠. 절대평가에서는 견적 금액이 싸다거나 신기술이 있다거나 하면 높은 점수를 받죠.

Q. 강산엔텍이 절대평가에서는 1등을 못했지만 상대평가에서 1등을 했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아십니까?

A.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평가위원들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각자 평가를 해 점수를 냈다고 하면 할 말이 없죠.

Q. 의혹을 제기하시는 게 뭔가 이상한 게 있다. 진주시와 업체 간 유착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A. 그렇죠. 제가 볼 때 서울시보다 한 40억 비싸게 주고 공사를 하는 거거든요.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서 입찰을 하는 것은 견적서를 여러 업체에서 받아보고 공사에 좀 더 싼 대금을 지급해 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비싼 견적을 낸 업체를 선정했죠. 강산엔텍의 공사대금이 비싼 이유가 덮개 때문이에요. 70억 견적을 낸 월드 브릿지는 알루미늄 판넬을 덮겠다. 강산엔텍은 SMC(강화 플라스틱) 판넬을 덮겠다고 했죠.. 참고로 SMC는 플라스틱을 강화시킨 거예요.

Q. 강화 플라스틱이라 보면 되겠죠?

A. 그렇죠. 근데 강화 플라스틱을 찍어내는 업체가 따로 있어요. 강산엔텍이 직접 만드는 게 아니고. 강산엔텍이 진주시에 제출한 견적서를 보면 SMC(강화 플라스틱) 구매단가로 (견적서를 보여주며) 제곱미터당 20만원이라 썼어요. 그런데 제가 이걸 찍어내는 공장에 직접 물어보니 제곱미터당 3만 5천원에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Q. SMC(강화 플라스틱) 단가를 소위 ‘뻥튀기’를 한 거네요? 한 6~7배 정도.

A. 사람들이 SMC(강화 플라스틱)를 잘 모르니까. 그런데 또 모를 수도 없는 거예요. 공장에 전화해서 얼마에 만들어 줄래요 하니, 3만 5천원에 해서 갖다 준다는 거예요. 그런데 강산엔텍은 20만 원이라고 적어 놓은 거죠.

Q. 그럼 진주시에서는 이걸 확인도 안 한 건가요? 전화 한 통이면 확인이 가능한데.

A. 내가 고발도 하고 했으니 진주시에서도 확인 해보고 했겠죠. 그런데 문제 없다. 이렇게 된 거죠.

Q. 지금 공사는 진행 중이죠?

A. 지금 거의 공사 마무리 되어가고 있을 거예요.

Q. 악취저감시설 덮개가 왜 필요한 거예요? 악취가 나니까 위에 덮어서 악취 없애려고?

A. 뭐 그런 거죠.

Q. 재질이 알루미늄이든 SMC(강화 플라스틱)이든 별 상관은 없겠네요. 덮기만 하면 되니.

A. (웃음) 원래 알루미늄이 비싼 거죠. 근데 알루미늄보다 조금 저렴한 SMC(강화 플라스틱)가 지금 훨씬 비싸게 들어온 상황이죠.

Q. 어쨌든 두 업체, 그러니까 강산엔텍이랑 월드 브릿지, 두 업체의 견적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덮개의 재질 차이 때문이었겠네요?

A. 꼭 그거라기보다 (웃음) 제가 볼 때 그냥 비싸게 한 거죠 강산엔텍이.

Q. 알루미늄보다 값싼 SMC(강화 플라스틱)를 사용하겠다는 업체의 견적서가 알루미늄을 사용하겠다는 업체의 견적서보다 더 가격이 높다. 그런데 이 업체가 선정됐다. 뭔가 이상하긴 하네요. 아까 이 문제로 진주시를 고발했다고 하셨는데 그건 언제 하셨나요?

A. 올해 1월 쯤? 경찰에 고발했죠.

Q. 수사는 진행되고 있나요?

A. 아니, 작년 12월 행정사무감사 때 형사가 우리 상임위원회 감사하는 걸 지켜보다가 마치고 나니 저보고 자료를 좀 달라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봐도 이상하다고. 그래서 자료를 줬죠. 1월 초에 다시 전화가 왔더라고 경찰에서, 자료를 자기들이 보고 있는데 와서 좀 도와줄 수 없냐고요. 가서 설명을 해줬죠. 그러니 경찰이 고발을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발을 해줬죠. 그게 1월10일 정도였던 것 같아요. 이후에 1차 고발인 조사를 받고 한두 달 있다가 다시 보충할 게 있다고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수사 방향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수사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압수수색을 통해서 (업체와 진주시 사이에) 돈이 오가거나 한 게 드러나야 하는데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 힘들다고,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나겠구나 했죠. 뒤에 우편이 왔는데 그렇게 왔어요.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그리고 5월인가, 6월인가 검찰에서 검사가 부르더라고요. 이야기를 하자고. 검사랑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죠. 진주시의 문제에 대해서 다른 이야기도 하고. 저는 진주시 문제에 대해 검사가 수사를 할 줄 알았죠. 그래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다 이야기를 해줬어요. 그런데 한 달 뒤 다시 무혐의로 종결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Q. 이것도 좀 이상하네요. 경찰이 먼저 고발을 해달라고 해놓고 중간에 입장이 바뀌었고.

A. 뒤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뭔가 이용당한 것 같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진주시랑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고발해 달라고 했던 건 본인들이 문제가 있다고 봤다는 건데, 물론 건수가 있겠다 싶어서 해본 건데 하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요. 근데 제가 준 자료를 그들이 면밀히 검토를 했으면 기소를 할 수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게 뭔가 하면 결정적으로 저는 이거라고 봐요. 서울 건과 비교하는 건 논외로 하더라도 SMC(강화 플라스틱) 판넬, SMC 판넬을 직접 찍어내는 업체에서 준 견적서를 제가 경찰에 줬거든요. 공장에서 3만 5천원이면 찍어 준다는 내용. 그걸 확인해 보면 되는 건데. 판넬 붙이는 공사도 별 거 없거든요. 가져다 주는 거 프레임 짜놓은데 붙이고 주위에 실리콘 쫙 돌리고. 근데 그게 무슨 신기술이고 복잡하고 어렵다고 20만원까지 받냐는 것이죠. 제곱미터당 돈이 15만 원 정도 차이나면 이게 돈이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공사하는 곳 면적이 만 제곱미터 정도는 될 텐데.

Q. 감사원에서 감사를 한 뒤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혹시 또 고발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감사원 조치를 봐야죠. 공무원 처벌이나 이런 게 되면 만족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그런데 가끔 보면 감사원도 이상한 게 큰 문제를 잡아놓고도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는 식의 결과만 내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황이 다를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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