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간 ‘온갤러리’가 그런 도구가 될 것"

진주시 집현면에 ‘온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전시공간이 들어섰다. 이 곳에서는 매월 새로운 작품 전시회가 마련된다. 주제를 달리 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그래서인지 많은 예술인들이 온갤러리를 다녀갔다. 온갤러리를 만든 윤정석 관장은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무슨 이유로 한적한 시골마을에 갤러리를 열었을까 <단디뉴스>는 윤 관장을 만나 사진과 예술 그리고 갤러리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

▲ 윤정석 관장

외진 곳에 갤러리가 있다

“도심하고 갤러리는 안 어울린다(웃음). 온갤러리는 지난 4월1일 오픈했다. 4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쉼 없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달에는 ‘사진 진주’ 기획전을 개최했고, 이달 12월31일까지는 ‘집현전’이 열리고 있다.”

▲ '온갤러리'

‘집현전’은 무엇인가

"집현전’ 은 이 동네에 계시는 분들의 작품을 전시한 거다. 집현면에서 예술 작품 활동 하시는 서예가 손용현, 서양화가 양인규, 공예가 박민철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네 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 소재가 이 지역과 연관들이 있다. 집현면 주민들을 위한 전시를 기획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시골에도 예술인이 많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집현면사무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마을 주민들은 오픈식 날 기분이 좋으신지 막걸리도 한잔 하시고 그랬다(웃음)”

갤러리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갤러리를 만들 때 사진에 대한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키자가 첫 번째 목표였다. 나는 사진작가이지만 사진이라는 게 알면 알수록 어렵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진을 공부하고. 작품을 만들어도 그걸 세상 밖으로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온갤러리는 그런 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들의 발판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발판을 통해 작가들이 등단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런 공간에서 전시를 해야 작품이 광주로 가고, 서울로 가고, 해외로 갈 수 있다.”

어떻게, 사람들은 오는 편인가

“서예 전시 할 때는 서예하시는 분들께서 많이 오셨다. 서양화 전시에는 서양화에 관심 많은 분들 오시고, 사진 전시에는 사진 전문가들이 오신다. 지금 현재는 이런 식이다. 일반인들이 그냥 지나가면서 온다는 건 사실 쉽지 않다. 시간이 좀 지나야 할 것 같다. 우리 목적은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문화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속적인 전시를 해오고 있다. 한번 오시고 또 오시고 해서 온갤러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갤러리에 간다는 게 낯설다.

“진주에 화랑, 갤러리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많은 편은 아니다. 이런 갤러리를 통해서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작 뜻있는 분들이 갤러리를 만들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관심들을 가져줘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의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민들께서는 각기 갤러리들의 특성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진주가 전시 문화가 그동안 자리 잡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전시를 보기 위해서 부산이나 서울로 다니시는 분들이 꽤 계신다. 그런 분들이 진주에서 좀 더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쪽 사람들 역할 같다.”

갤러리에 가서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갤러리가 있으면 가보면 된다. 특히 온갤러리는 연중 계속 열리고 있다. 갤러리를 편안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면 좋겠다. 여기가 왜 온갤러리인지 이름을 보면 그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되겠다. 모든 뜻이 그 안에 다 들어가 있다. 한자 온(穩)은 편안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글로 온거 그러면 온전한 채로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영어로 on은 우리가 스위치 켤 때 on을 누른다. 그럼 전류가 통한다. 소통된다는 것이다. 온갤러리는 이처럼 편안하게, 온전하게 그리고 소통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마음 편안하게, 온전한 내가 되어서 작품과 소통하면 된다. 그게 다다.”

진주 관련 작품들이 많다

“처음에는 남강 곤충 사진을 찍었다. 진주 남강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사진 작업을 많이 했다. 진주 남강 안개가 참 예쁘다. 초현실적인 표현기법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진주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언제나 즐겁다. 진주에 사라져 가는 그런 이야기들도 작품으로 담고 있다. 제 작품은 태국, 중국에서 전시를 했다. 개인적인 작품이지만 진주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찌되었든지 진주문화를 해외에 보여주는 기회들이 만들어 지니까 좋은 일이다.”

▲ 씨름터_윤정석 作
▲ 남강유등_윤정석 作

아쉬운 점은 없나

“저도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진주시를 보면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다. 문화는 특정한 일부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향유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어울림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지금 진주 문화는 ‘각자도생’이다. 정작 진주를 상징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다. 그래도 40만을 앞둔 도시에 제대로 된 미술관 하나 없다. 미술관에 학예사도 없다. 학예사가 있고 없고는 굉장히 크다. 법적으로도 문제고 예술작품이 산으로 가는지 들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문패만 미술관이라고 달아놓았다고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이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해 주고, 진주의 젊은 작가를 키워야 한다. 체계적으로 작가들을 양성하고 그로 인해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생겨난다. 지금부터 해야지 나중에는 더 어려워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보통 사진 그러면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을 찍어 보았을 때 그냥 눈으로 예쁜 사진은 창작으로 보기 어렵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창작이라 볼 수 없다. 그건 카메라를 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정작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을 통해 그것을 아름답게 승화시켜 내는 것이 창작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괜찮은 사진들을 만들어 내는 교육을 하고 싶다. 그리고 성장하는 작가들에게 개인전을 할 수 있는 장(場)을 열어 주고 싶은 게 제 마음이다. 온갤러리가 그런 도구로 쓰였으면 한다."

▲ '온갤러리' 전시회_ 2017 사진진주
▲ '온갤러리' 전시회 작품_ 조현택 作 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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