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를 주창한 선각의 얼을 잊지 않고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2017년 12월 10일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진주성 앞에 세워졌던 형평탑을 이곳 칠암동 남강가로 옮기게 되었기에 그 연유와 연원을 천지신명과 선현께 삼가 고하나이다.

1923년 차별과 억압에 신음하던 천민 백정과 시민의식에 눈뜬 진주의 지식인들이 모여 세상을 향해 외쳤습니다.

“하늘 아래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사람이라면 그 누구나 차별 없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이 외침은 형평운동으로 불리며 삽시간에 전국으로 메아리쳐 번졌습니다.

진주라는 토양이 배태하고 기른 이 초유의 인권운동을 기리기 위해 진주 사람들은 형평사 창립 70주년을 한 해 앞둔 1992년 4월24일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김장하 회장을 필두로 한 진주시민의 뜻과 성금으로 1996년 12월 10일 유서 깊은 진주성문 앞에 이 탑을 세웠습니다.

탑은 20년 세월 동안 촉석루와 마주 보며 인권운동 역사의 표징으로 서 있었습니다.

정유년 진주시가 진주성 앞 매입부지에 광장을 조성키로 하고 유적발굴을 위한 시굴에 들어가매 부득이 그 육중한 몸피를 우선 옮겨 세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는 탑이 어디에 있느냐의 허울에 천착함이 아니라 탑이 품고 있는 바 정신에 주목함이 마땅함을 잊지 않습니다.

백정이 사라진 계급이라 하나 차별과 소외, 질시 받는 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은 오늘도 우리 곁에 상존하는 고통입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를 주창한 94년 전 선각의 얼을 잊지 않고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이에 고유의 변을 올립니다.

굽어 살피소서!

2017년 12얼 10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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