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주선태 교수, 마블링 좋은 고기 건강에 나쁘다는 통설 뒤집어

“사람들은 흔히 마블링이 많은 곡물비육 소고기를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축산생명학과 주선태 교수가 ‘마블링이 좋은(많은) 한우고기를 섭취하면 혈관건강이 오히려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그간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이 많아 이를 자주 섭취하면 혈관건강이 나빠진다는 통설이 있어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 통설을 뒤집는 것이다.

▲ 경상대 축산생명학과 주선태 교수

주선태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곡물비육(곡물을 먹여 키운 소를 의미) 한우고기와 미국산 쇠고기, 목초비육 한우고기와 호주산 쇠고기 등 4종류의 쇠고기를 남녀 성인 30명이 4주 동안 매일 120g씩 섭취하게 한 후, 혈중 콜레스테롤 관련 물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마블링이 많은 곡물비육 한우고기를 섭취한 사람들은 혈중 HDL-콜레스테롤이 증가돼 동맥경화 지수가 낮아졌고, 수입쇠고기를 섭취한 사람들은 혈중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져 AI(동맥경화지수)가 증가되고 혈관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교수는 이 연구결과에 따라 “사람들은 방목으로 풀을 먹고 자란 목초비육 소고기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아 건강에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와 정반대였다”라며 “(목초비육의 경우) 미량 성분인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은 많아지지만 주요 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은 줄어 전체적으로 불포화지방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그만큼 포화지방산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곡물비육 한우고기는 근내지방(마블링)이 많이 축적되는데, 이 경우 단가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의 비율이 월등히 높아지는 반면 포화지방산의 비율은 낮아지기 때문에 혈관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소고기를 식판에 담고 있는 학생들 (사진 제공 = 경상대)

주 교수는 “마블링이 많은 한우고기가 맛만 좋은 게 아니라 혈액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밝혀져 매우 기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보건대 한우농가를 지켜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당시 20만이었던 한우농가가 지금은 8만5천으로 줄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어떤 형태로든 이 땅에서 한우를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축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기술집약적 산업이자 대규모 생산시설을 필요로 하는 장치산업”이라며 “한번 사육기반이 붕괴되면 다시 일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마블링이 많은 한우고기는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줄어들고 있는 한우농가를 지켜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선태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육학자로 영국에서 발행되는 이 분야 최고의 과학학술지, ‘미트 사이언스’의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고기예찬’, ‘대한민국 돼지고기가 좋다’, ‘한우고기예찬’, ‘고기수첩’, ‘인간과 고기문화’ 등 식육을 권하는 교양서적도 여러 권 펴냈다. 텔레비전, 라디오, 잡지, 신문 등을 통해 균형 있고 정상적인 고기 섭취를 꾸준히 권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주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 중 일부는 지난 8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식육과학기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최종 연구결과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지난 11월 초 발표됐다. 연구결과의 일부분은 지난 10월 ‘미트 사이언스’에 실렸고, 나머지 결과들도 세계 유수의 SCI 논문지에 투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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