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고리원전 문제는 비교적 안전

지난 11월15일 경상북도 포항 부근에서 일어난 진도 5.4의 지진에 여러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지역 주민들의 피해야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시민들이 앞으로도 지진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한다. 아직 진주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적은 없다. 큰 피해를 입은 적도 없다. 하지만 지진과 같은 재해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경상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연결해 진주지역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또 동남부권의 원전에 문제가 생기면 진주지역에도 피해가 오는지 등을 물어봤다. 

▲ 지진으로 포항시 북구 건물 외벽이 떨어진 모습. 차량도 파손됐다. (사진 = 경남도민일보)

최근 들어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간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말이 많았는데, 왜 그런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응력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러한 힘이 단층을 움직이며 지진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약 2년 뒤 한반도에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사례도 있다. 결국 판경계부(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이 마주하는 일본 열도 아래 쪽)에서 일어나는 지진이 한반도 지진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고들 하는데, 그 외에도 국내에 활성단층으로 의심되는 곳이 있나.

포항지진 진앙지는 양산단층과 관련 있는 장사단층 부근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는 추가 분석 중이다. 활성단층에 대해서는 행안부 주관으로 범정부 단층조사TF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진 피해는 경주, 포항 등 동부지역에 집중됐다. 그러나 진주지역에도 피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주 지역이 지진의 진원지가 되거나 진주지역에도 막대한 피해가 올 가능성이 있나.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 연구가 진행 중이고, 지진의 피해 가능 지역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1905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1936년 쌍계사, 1978년 속리산-홍성, 2004년 울산앞바다 등이었다. 특정 지역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한반도 동남부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본다.

‘승정원일기’에는 동해상에 큰 지진이 일어났음을 짐작케 하는 문구가 나온다. 미국국립지구물리센터는 그 표현을 두고 진도 6.5규모의 지진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 진도 6.0이상의 지진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어떨 것 같나.

지난 경주지진은 국내 계기 지진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진도 5.8을 기록했다. 이 무렵부터 진도 6.0이상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질학계에서도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있다. 진도 6.0 이상이 올지 안 올지는 단언할 수 없다.

이번 포항 지진이 전진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진도 7 이상의 전진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가. 이번 지진은 전진인가. 본진인가.

이번 지진은 본진으로 판단된다. 포항지진의 본진 위치는 36.109°N, 129.366°E다. 규모는 5.4로 분석됐다.

부울경은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 지역이다. 대부분의 원전은 진도 6.5~7.0까지 견딜 수 있게 만들어진 걸로 안다. 만약 이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원전이 진주지역까지 영향을 줄까.

진주까지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리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양산시가 위험에 노출된다. 유사시 고리원전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은 고리원전으로부터 24KM까지다. 24KM로 설정된 이유는 양산시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해발 922M의 천성산이 경남의 방어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에서는 창원, 밀양, 김해, 양산시 주민대피소 67곳을 지정해 유사시 주민소산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지진으로 포항시 북구 한 건물 내부가 부서진 모습 (사진 = 경남도민일보)

국내 건물 중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은 얼마나 되나. 현재 신축 건물을 지을 때 내진 설계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나.

전국 내진대상 민간 건축물 264만9802동 가운데 내진설계가 이루어진 것은 54만1095동이다. 약 20.4%다. 현재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14조 및 건축법 제48조에 따라 2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500㎡ 이상의 건물은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시민들이 지진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진대비 국민행동요령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우선 튼튼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해야 한다. 지진으로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 정도다. 탁자가 없을 경우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면 된다. 흔들림이 멈추면 당황하지 말고 화재에 대비, 가스와 전깃불을 끄고 출구를 확보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또한 야외로 대피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야외에서는 떨어지는 유리, 간판, 기와에 주의해 건물과 담장에서 최대한 떨어져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넓은 공간(운동장이나 광장 등)으로 대피한 후에는 라디오나 공공기관의 안내방송 등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어떠한 대응을 하나. 대규모 지진이 온다면 별도의 계획은 있나.

경상남도에서는 지진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사업추진, 지진 가속도 계측기 설치, 각종 재난 대응 훈련, 현장행동 매뉴얼 정비, 도민 지진행동요령 홍보 등 다각적인 지진대응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포항지진을 계기로 각종 시설물을 긴급 점검했다. 액상화 위험지구 일제조사 시행과 더불어 지진관련 예산도 136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선제적 대응으로 흔들림 없는 안전한 경남’이라는 목표 아래 7개 추진 전략을 포함한 ‘경상남도 지진재해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종합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 세부 추진대책으로 공공시설물 내진 확보, 지진대피시설 안전점검 및 내진보강, 지진체험 교육훈련 강화, 방사선 비상대비 주민역량 제고 및 보호훈련 강화, 연구용역 추진 등을 실행할 예정이다. 2018년에는 지진방재 종합계획수립 연구용역도 시행한다.

지진재해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지진 재해로부터 도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