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주민 “폐교된다는 총동창회 말에 속아 찬성했다”

진주 대곡중학교의 혁신도시 이전을 놓고 그동안 '찬성' 입장을 보였던 지역 주민들이 '반대'로 입장을 선회했다.

28일 오후 2시 학교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곡중학교 앞에 모였다. 이들은 총동창회의 거짓말을 규탄하는 전단지를 대곡면 일대에 돌렸다. 또한 ‘거짓 주장으로 지역민 우롱한 총동창회’, ‘총동창회의 폐교주장은 완전 거짓!!’, ‘총동장회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와 같은 현수막도 대곡면 전역에 걸렸다.

▲ '총동창회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총동창회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폐교된다는 총동창회 말에 속아 찬성했다.

대곡면에서 만난 A씨는 “총동창회에서 이전을 찬성하게끔 만들었다”며 “학교가 몇 년 안에 폐교가 되니 (폐교를 막기 위해) 이전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곡면 주민들은 그때는 걱정이 앞서 찬성했다”며 “총동창회의 거짓말이 들통났으니 모두들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총동창회에서 대곡면을 돌면서 서명을 받았다”며 “3년 뒤 폐교되니 학교 이름이라도 가지고 가자 이런 식으로 여론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B씨는 “사람들이 이제 (폐교 안 되는) 사실을 알고부터 (찬성으로) 다 돌아 섰다”고 했다.

주민 C씨는 “총동창회 폐교 발언을 자주 했다”며 “녹음 파일도 있다”고 했다. 이어 “중학교 학부모들이 그 말을 듣고 폐교되는 것 보다 낫다 싶어 찬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C씨는 “총동창회에서 (폐교 발언을) 안 했다고 시치미 떼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며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고 말했다.

진주에서 유일하게 행복중학교로 지정돼 있는 대곡중학교는 1952년 설립돼 6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37명이 재학하고 있다.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에 따르면 면단위 지역은 60명 이하가 통폐합 대상이다. 하지만 학부모 동의 절차 없이는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학교는 폐교가 되지 않는다. 총동창회에서 폐교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면 분명한 허위 주장이다.

▲ 28일 오후 대곡중학교 학부모들이 '대곡중 이전 반대'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폐교’ 발언은 없었다.

정호경 총동창회장은 <단디뉴스>와의 통화에서 폐교 발언과 관련해서 “나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며 “우리 동창생 중 그렇게 말한 사람 있냐 물으니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반대쪽에서)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자꾸 얘기 하는데 누가 말했는지 밝혀라”며 “자꾸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고발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냥 막연하게 이대로 가면 학생감소 추세를 봐서 폐교위기에 직면 할 수 있다고 얘기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대곡중학교 이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이전반대 지역주민회'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대곡중 이전 반대 운동본부', '대곡면 청년회', '북창 청년회' 등이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반대 목소리가 지역 전체 주민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대곡중학교 출신으로 총동창회에 소속되어 있다.

▲ '대곡중 이전 반대' 피켓들

현재의 양상은 총동창회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이전추진위원회'는 '찬성', 총동창회 각 기수별 졸업생들은 '반대'이다. 총동창회 소속 대곡중학교 졸업생들은 이전을 찬성했다가 폐교 발언 논란 이후 이전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총동창회 학교이전추진위원회는 이전 반대가 '대곡면의 일부 젊은 사람'의 의견이며 또한 '동창회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대곡면 주민들은 대곡중 이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이처럼 변화된 지역 분위기가 학교 이전 문제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경상남도육청은 최근 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대곡중학교의 혁신도시 이전이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 대곡중학교 이전 문제는 12월 말로 예정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 28일 배포된 전단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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