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차 문화갤러리'에서 작품전 연 정진혜 화가

'죽향차 문화 갤러리'에서 현재 정진혜 서양화가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작품전은 이달 30일 오후 6시까지 열린다. 정 화가는 지금까지 18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국내외 여러 아트페어에 참여하였다. 지역 화가로는 드물게 외연을 확장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 화가는 현재 이반성면 정수예술촌에서 꾸준히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정 화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상처와 욕망’으로 정하고 14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정 화가를 직접 만나 작품세계, 예술, 그리고 그녀의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 정진혜 서양화가

이번 전시회는 어떻게 기획 되었나

정진혜 개인전은 아니다. 보통 개인전은 광범위하게 작가 역량을 보여 주는 자리인데 이번 전시회는 그냥 즐거운 하나의 이벤트 같은 거다. 죽향이 생긴 지 올 해 스무 살이 되었다. 아시다시피 죽향은 많은 문화행사를 기획한다. 기념으로 작품전을 제안했다.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을 전시했다. 때마침 작품을 소개한 달력이 나오기도 했다.

그림 분위기에 압도되는 기분이다

분위기는 매번 흐른다. 옛날에는 더 어둡게 그렸다. 그림 작업을 하면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나는 늘 내면에 일어나는 감정, 심상을 중시한다. 감정의 흐름을 그림에 드러내고자 한다.

그림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

이번 작품 전시의 주제는 '상처와 욕망'이다. 요즘 제 삶이 그걸 지향하는지 그림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옛날에는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면 지금은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림들이다. 이 그림들은 상처, 욕망을 다룬 그림들이다. 그림을 보고 나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더라. 꼭 나를 보고 그린 것은 아닌데 결국 그림은 나를 향하고 있더라. 나도 욕망이 있다. 사랑의 욕망 같은. 그리고 상처는 너무나 많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림을 보면 상처 욕망이 사라지나

나는 슬픔예찬론자이다. 슬픔은 유의미하다. 슬픔은 아름답고 힘이 된다. 슬픔은 어둡고 아프고 그렇게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그림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감정이다. 내가 슬픔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전하고자 그렸을 때 다른 사람이 공감을 느끼면 만족한다. 우울해지더라도 이렇게 생각되면 난 그게 좋다. 억지로 상처 욕망을 지울 필요 없다.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연습도 필요하다. 그림을 통해 하면 더 좋고...

그림이라면 그냥 어렵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눈으로 봤을 때 처음 느낌, 그냥 일차적인 시각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슬프다. 쓸쓸하다 아니면 화려하다. 각자 일차적으로 느낀 그 감정이 다이다. 뭐 열심히 공부해서 어떤 각도로 어떤 법으로 보고 이런 거는 사실 중요치 않다. 물론 조금 더 들어가서 궁금증이 생기면 작가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하지만 그림을 봤을 때 일차적으로 느끼는 기분, 감정상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리 봐야 한다. 저리 봐야 한다. 이런 건 없다. 그림은 보는 이의 몫이다. 자유다. 자유

글도 쓰시던데

글 못 쓰는 편이다. 작년에 경남신문에서 칼럼 제안 받고 부담스러웠다. 그것도 일 년 동안(웃음). 이런 생각은 했었다. 그림은 작가 내면세계를 단순하게 사각 프레임 안에 상(象)으로 나타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차라리 글은 풀어쓰면 내 뜻을 보여주기 편할 것 같기도 했다. 대중과 소통도 쉬울 것 같았다. 그리고 내 그림은 보편적으로 보기에 예쁘고 그런 그림은 아니니까. 그런데 오해더라. 글 쓰는 것은 글의 기술이 부족해서 어렵더라. 그림은 기술이 있어서 쉽게 느껴질 뿐이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그림이나 글이나 둘 다 어렵더라.

인문학 강연도 하시던데

색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단순히 색이라는 게 물감의 색 말고도 각자 사람만의 색이 있다. 감정 역시 색으로 표현된다. 우리 인생을 색이라는 단어로 분류할 수 있다. 색은 자기가 좋아하는 수치를 넣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보라색 주세요’ 라고 말한다면 보라색이 얼마나 많은 줄 아나.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을 만들어 마음대로 그려보는 것이 인생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색을 가지고 인생을 만드는 거다. 나는 그린다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한다. 형성한다. 만든다. 차라리 던진다. 이렇게 가르친다. 이게 우리 인생 아닌가.

앞으로 계획은

2년 동안 진짜 하고 싶은 거 하려고 내년쯤으로 계획을 세워 둔 게 있다. 제일 좋아 하는 계절이 여름이다. 여름을 좋아 한다. 개구리 울고, 별 쏟아지는 유월은 내 삶에 있어 감정의 절정이다. 그래서 개인전을 유월에 많이 한다. 대작을 하고 싶었다. 진짜 속에 있는 걸 화면에 붓고 싶었다. 하지만 작업에만 매달릴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내년 유월에 못하겠다(웃음). 사실 뭐라고 당장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계획을 미루고 싶다.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계획은 없다.

▲ 정진혜 作 alone
▲ 정진혜 作 look
▲ 정진혜 作 present
▲ 정진혜 作 tor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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