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 시범 운영

촛불혁명 이후 한국사회 내부적으로 직접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사회 정당 중에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정의당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런 활동의 소개가 한국사회의 직접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리퀴드 피드백 (Liquid Feedback) 의사결정시스템은 독일 해적당의 당내 의사소통 도구로 개발 및 사용되는 웹 소프트웨어이다. 당내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고 탄탄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다른 정당이나 단체에 개방되어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한글판으로 번역된 리퀴드 피드백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이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은 안건에 대한 민주적 의사결정, 기술적 시스템을 이용한 많은 참여 유도, 비생산적 말싸움 배제, 찬반투표를 넘어선 대안 도출, 만장일치와 같은 정치적인 결정 배제, 탄탄하고 신뢰성있는 투명한 의사결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퀴드 피드백은 어떤 사안에 대해 찬성,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서 반대를 하더라도 개개인이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한국판)

 

리퀴드 피드백은 하나의 안건이 표결에 이르기까지 등록, 토론, 검증, 투표, 종료 같은 5개 단계를 거치게 되어 있다. 신규등록 안건이 토론 진행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에 특정 비율, 예를 들어 10%를 넘는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안건이 신규 등록, 토론 단계에 놓여있을 경우, 각 참여자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여러 개의 대안에 지지를 표시할 수 있다. 안건이 신규 등록 또는 토론 단계에 놓여있을 경우, 안건을 보충하거나 경쟁안건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토론이 일정 기간을 지나면 검증, 즉 동결 상태가 된다. 이 때에는 안건내용 수정이 금지된다. 투표 단계에서는 슐츠 방법(Schulze Method)에 따른 선호도 투표가 이루어진다. 간단히 설명하면, 각 투표인은 단순히 찬성 또는 반대 중의 1개를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찬성’, ‘반대’, ‘기권’ 등의 다중 선택항 중에서 선호하는 순서대로 1위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한다. 이러한 투표결과가 찬성, 반대, 기권 등에 각각 분산 반영되어 결과에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정의당에서는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가 중앙당 차원에서 구성돼 70명 이상의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헌관련 안건과 당내 대의기구 개편에 대한 안건 등이 그 대상이다. 정의당은 11월부터 개헌관련 각 부문을 나눠서 당원게시판을 통해서 토론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권역별로 활동가 기본교육 과정에서 현장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쟁점토론과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이후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 위원들이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을 이용하여 개헌 관련 정의당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정의당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는 장기적으로 200명 이상의 위원들을 구성하여 시범적으로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을 운영하여 그 결과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당내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전국위원회와 대의원대회에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온라인 당 홍보에 치우쳐 있는 다른 정당들의 디지털소통위원회와 비교되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정의당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는 최종적으로 리퀴드 피드백을 당내 의사결정시스템으로 대체하여 전 당원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당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의 리퀴드 피드백 의사결정시스템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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