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시외버스 파업, "인간다운 삶 보장해 달라"

시민들 "사전 예고라도", 버스기사들 "어쩔 수 없는 선택" 김순종 기자l승인2017.11.03l수정2017.11.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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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 경남지역조합이 3일 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버스를 제 시간에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진주지역에서는 경남고속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한 시외버스 운행이 멈췄고, 시내버스 3사 가운데 부산교통이 파업에 들어가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 파업으로 터미널에 발이 묶여 있는 시외버스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지난 7월 28일부터 6차례에 걸쳐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 임금 7%(14만 5470원) 인상, 근무 일수 1일 단축 등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지난 달 17일 사측과 노조 측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에 들어갔고 11월 1일 조정안이 나왔다. 하지만 양 측 모두 조정안을 거부했다. 사측은 조정안을 거부한 뒤 즉각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했다. 중재신청이 들어간 경우 파업을 하는 건 불법이지만 노조는 10월 27일과 28일 진행했던 쟁의행위여부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3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무기한파업에 돌입했다. 

■ 시외버스 파업 시민들은 '불만', 자노련은 “어쩔수 없는 선택”

박선호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 경남지부 대책본부장은 중재신청이 들어간 상황에서 불법파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단체협약 상에 있는 일방 중재조항, 그러니까 사측과 노동자 측 중 일방이 중재신청을 한 경우 파업을 하는 건 불법이라는 조항이 있는데 이는 독소조항이다”며 “그래서 우리는 87년 이후 한반도 파업을 한 적이 없다. 7년 전부터 근로일수를 줄여달라고 얘기해왔는데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니 절박한 마음에 파업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10시간 이상, 한 달 21일을 일하고 있는데 노동 강도가 너무 세다”며 “경상북도 같은 경우는 운전기사가 한 달 19일을 일한다. 경상남도의 운전기사들은 정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업으로 경남고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외버스는 정상 운행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현재 부산 노포동(동래), 함양, 마산, 전주, 대구, 포항, 청주, 광주 등 일부 노선 외의 시외버스는 운행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도 배차 간격이 길어진 노선이 적지 않다. 경상남도 내 36개 시외버스업체 중 25곳이 파업에 참여한 만큼 당연한 결과다. 반성면에 거주하는 A씨는 “병원에 다녀가는 길인데 시내버스도 멈추고, 시외버스도 없어 택시를 타고 오가야 했다”라며 “갑자기 파업을 하면 우리더러 어쩌란 말인지, 그렇지 않아도 농사일이 많아서 바쁜데 짜증스럽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민 B씨는 시외버스터미널 2층에 있는 관리실을 찾아 “왜 버스가 움직이지 않느냐. 시민들은 어쩌라고 버스 운행을 이딴 식으로 하느냐”며 “본사 위치를 대라. 지금 당장 방문해 항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 대책본부장은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된 것에는 정말 죄송하다”며 “그럼에도 시민들이 알아야 할 것은 이번 파업이 오랜 기간 운전기사들을 억압해온 사측 때문에 일어난 것이란 점이다. 이 점을 고려해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한 시민이 시내버스 파업으로 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 시내버스업체 가운데 부산교통도 파업, 시민 불편 가중

시내버스 3사 가운데 하나인 부산교통도 3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가담했다.

문제는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해 진주시가 시민들에게 보낸 ‘안전 안내 문자’의 내용이 거듭 바뀌었다는데 있다. 진주시는 2일 저녁 8시경 “내일 11월 3일 운수업체 파업과 관계없이 진주시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합니다”는 문제를 보낸 뒤 3일 오전 7시 입장을 바꾸었다. 진주시가 3일 오전 7시 보낸 문자에는 “11월 3일 진주시 시내버스 일부노선 미운행, 타 대체수단 이용바람”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진주시의 오락가락한 문자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3일 오전 신안동에서 구도심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아침부터 차도 많이 없고, 차가 없으니 사람이 많이 타 불편했다”며 “아침에 출근하러 나오니 일부 노선 미운행이라는 문자가 오는데 시에서 알리는 내용이 이렇게 급변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 집에 가는 노선이 운행되지 않아 택시를 타고 다닌다”며 “시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갑자기 문제가 있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부산교통의 파업으로 현재 정촌 노선 121, 122, 123, 131, 132, 133번, 문산 노선 124, 260, 280, 290, 295번, 금곡 노선 291, 292, 293, 294, 390번, 금산 노선 200, 261번, 내동 노선 125번, 대평 노선 240번, 수곡 노선 241번, 초전 노선 250번, 대곡 노선 271번, 집현노선 272번, 반성 노선 281, 282번이 멈춰섰다.  251번 등 일부 노선은 배차간격을 늘려 운행하는 곳도 있다.

진주시는 “2일 부산·부일교통 조합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시내버스도 정상 운영한다고 답했는데 갑자기 일방적 파업을 감행해 혼선이 있었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현재 시내버스 9대 대체 운행, 관용버스 1대 투입, 택시 1,701대 부제 운행 해제, 안내문 발송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류재수 시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15시간, 한 달 21일을 일하는 버스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며 “불편을 조금 참아내고 버스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노동시간은 인간이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살아갈 수 없게 한다”며 “그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하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파업 전에 파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운행정보도 공유해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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