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춘현 (유)춘염원 대표

- 사회적 가치 실현하고 자립해야 진정한 사회적 기업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

새 정부가 들어서며 ‘사회적 경제 활성화’가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10주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전국에 사회적기업은 천8백14곳이 탄생했다. 사회적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단디뉴스>는 진주에 연구소와 교육문화센터를 두고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권춘현 (유)춘염원 대표를 만나 사회적기업에 관해 얘기를 들어봤다.

▲ (유)춘염원 권춘현 대표

춘염원 무슨 뜻인가

지금 회사 이름을 바꾸려고 한다. 봄 춘(春), 물들일 염(染), 정원 원(園) 봄을 물들이는 정원 이런 의미이다. 천연 염색을 배울 때 가르쳐 준 선생님이 지어준 이름이라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뭐하는 회사인지 자꾸 물어본다. 소금, 죽염 만드는 회사인가 하고(웃음)... 또 중국에 수출문제로 가니까 염(染)이라는 글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았었다. 물들인다는 게 나쁜 것을 물들인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한다. 바꾸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에코코라는 회사명으로 CI 디자인을 해 놓은 상태이긴 하다. 고민해서 결정할 생각이다.

어떻게 만들어진 회사인가

우리는 사업을 시작할 때 사회적 기업을 해 보겠다고 결심하고 출발했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에 잘 맞는 제품이 뭔지를 찾았다. 기존에 경험한 일과 연관성도 고려했다. 그래서 나온 것인 오가닉 코튼 100%로 만든 출산선물세트이고, 나머지 하나는 친환경 업무용 세제이다. 이건 우리 사회에 굉장히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이 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제품을 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요즘 저출산 해결을 위해 정부나 자치단체가 노력은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 출산지원금이 전부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 산모가 감동하고, 출산의 벅참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산모에게 필요한 게 출산용품이라고 본거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장 좋은, 산모가 꼭 갖고 싶어 하는 100% 오가닉 코튼 출산선물세트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환경 세제는 학교 급식소에서 관심이 많다. 친환경 급식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린이집을 주목했다. 이쪽은 학교처럼 아직 친환경 세제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다. 그래도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어린이집 연합회가 공동구매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게 포인트였다. 시장성도 있고, 의미도 충분해서 진행을 했다. 두 가지 상품이 이렇게 방향이 정해 진 거다. 결론적으로 사회에 필요한 것은 실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우리 제품에 사회적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봤다.

▲ (유)춘염원이 생산하는 출산선물세트

춘염원은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하던데

진주에 '참샘중증장애인자립센터'라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물품 후원 정도에 그쳤다. 작년부터는 장애인 직장 체험교실을 시작했다. 중증장애인들은 직장체험을 해 볼 기회가 적다. 여러 일을 시도해 보고 경험이 많아지면 좋다. 그러면 장애인 채용도 가능해진다. 우리가 직장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물품 후원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장애인이 살아가는데 이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구체화하려 한다. 체험기간을 늘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직업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왜 하고 싶었는가

사회적 기업은 영리 추구가 목적은 아니지만 자립은 해야 한다. 직원이 늘고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하고, 기업의 지속성도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거다.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이 있는가

사회적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돈을 벌어서 사회공헌하는 형태, 그래서 베푸는 그런 사회적 기업은 원치 않는다. 춘염원은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모두 사회공헌에 동참하는 형태를 지향한다. 그렇게 했을 때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 정해진 기일에 일시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늘 하는 일 속에서 사회공헌의 결실을 맺게 할 것이다. 학교 급식소에 우리 친환경 세제가 들어가는 게 사회공헌이다. 아이들 건강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또 경제적으로 보면 대기업 위주의 독점 이런 게 아니라 사회적 경제 영역이 커지는 거다. 이런 의미가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공동구매도 의미가 있다. 진주지역 110개 가정 어린이집이 공동으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교육 등 다른 방식을 통해 지원을 할 것이다. 이런 교류를 통해 새로운 일들이 많이 생기게 할 것이다.

사회적 기업에 정부의 지원책은 있나

지난 보수정권에서는 사회적 경제 영역을 무시했다. 지난 10년은 의도적으로 사회적기업 성장을 방해했다. 그래서 올바른 사회적 기업이 자리를 잡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제부터 출발이라 생각된다. 다행히 새로운 정부 들어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있다. 관심은 있는 것 같다. 최근들어 의욕을 가지고 시작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끼리 힘을 내 보자며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협의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운영하려 한다. 정부 지원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원이 크다.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전액은 아니지만 사업개발비와 적게는 장비 지원도 하고 있다.

자치단체도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있을 텐데 진주시는 어떤가

우리 연구소와 교육센터는 진주에 있고 본사는 산청에 있다. 산청군은 공식 출산선물로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 사회적기업 지원금은 국비, 도비, 시군비, 자부담 이렇게 꾸려진다. 진주시의 경우 국비와 도비는 문제가 없는데 시비 배정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지원이 부족하다고 다들 말한다. 자치단체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사실 그냥 놔두어도 괜찮은데, 방해하지 않는것도 중요하다(웃음). 잘 하는 도시를 진주시가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양산시의 경우 사회적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정부에서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에서 따라 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기업 관련 조례를 만드는 곳이 많다. 사회적 기업육성위원회도 있고,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 제품 홍보와 판매가 가능하도록 공간을 내어주기도 한다. 다른 지역은 자치단체가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려고 애 쓰는데 진주시는 그것을 전혀 안 하니 안타깝다.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누가 해야 하나. 정부는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증, 지정하는 절차가 있는 거다. 진주시는 그 일을 안 한다. 사실 잘 모르는 것 같다.

춘염원이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가 만드는 물건이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는 그런 기업이면 좋겠다.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로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인식하거나 이해해서 '이 행위 자체가 행복하다' 이렇게 되면 좋겠다. 물론 경제적 뒷받침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는 경제활동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면 만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직원들에게 나는 임원이 되어서 한 분야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 달라 얘기한다. 그러면 사회적 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같다. 그 사람들이 다 행복한 직장이 되면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를 이룬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회적 기업끼리 연대해서 상품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는 출산 의류쪽이니까. 이유식, 아기 과자, 산모 디톡스 음료, 비누 등 제품이 좀 더 다양화되면 큰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공동협력, 사회적 기업 네크워크를 만들려고 한다.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에게 큰 과제는 자립을 하는 것이다. 지원 안 받아도 될 정도의 자립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은 자기 힘으로 자기 상품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또 자립까지 하는 형태가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장도 그 속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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