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행복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들은 작은학교에서 만들기 쉽다”

학부모 정씨 “작은학교 행복학교는 정말 지켜야 한다”

도교육청 “대곡중 이전되면 행복학교 문제 추진단에서 논의”

동창회 “행복학교 정책이 언제까지 갈 지 누가 장담하나”

진주시 대곡면에 위치한 대곡중학교의 혁신도시 이전을 놓고 지역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곡중에는 현재 학생 37명이 재학 중이다. 학생 수 감소로 혁신도시로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동창회 측과 권한도 없는 동창회의 일방적인 결정은 무효라는 학부모 측이 대립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이전안을 놓고 10월 26일 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여기서 의결이 된다면 12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를 거쳐 학교이전이 최종 결정된다.

▲ 대곡중 학부모들이 이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대곡중학교의 혁신도시 이전은 행복학교 문제와도 관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곡중은 현재 경남교육청에서 지정한 행복학교이다. 경남에서 지금까지 11개 중학교가 행복학교로 선정되었는데 진주에서는 대곡중이 유일하다. 행복학교란 경남형 혁신학교를 말한다. 경남교육청 홈페이지는 행복학교를 ‘교육공동체가 배움과 협력의 토대 위에 성찰, 소통, 공감을 지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미래형 학교’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곡중 이전 반대모임 정은설 위원장은 “이전 문제로 지역사회에서 학교가 유명해졌다”고 했다. “요즘 전화가 자주 온다”며 “대곡중학교가 행복학교라는데 우리 아이들을 입학시키겠다”며 “학교 이전을 막아 달라고 응원해 준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학부모들의 관심은 생각 이상으로 행복학교에 많이 쏠려 있다”며 “진주에서 유일하게 대곡중학교만 행복학교인데, 이 학교가 없어진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 된다” 주장했다.

수곡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대곡중 이전 문제이다”며 “진주에 하나뿐인 (행복학교) 대곡중이 이전하면 우리 애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며 “행복학교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렇게 연계되도록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진주지역 초등학교 중 수곡초, 관봉초, 갈전초 이 세 곳이 경남교육청이 지정한 행복학교이다.

▲ 대곡중에 걸려있는 행복학교 지정 현수막

정 위원장은 “처음에는 행복학교가 뭔지 몰랐다”며 “실제 아이를 행복학교에 보내보니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수업방식이 정말 좋다”며 “아이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생각을 정리하고, 주위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에서 행복학교는 분명 다르다”고 했다. 정위원장은 “작은 학교인 행복학교는 정말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대곡초등학교도 행복학교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면 대곡중과 함께 대곡면은 행복교육지구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학생 유입이 가능하고, 여러 방안이 생긴다”며 “(대곡중 살리기에) 희망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했다.

경남교육청 입장은 어떨까

경남교육청은 먼저 “행복학교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틀을 바꿔보자는 시도에서 기획되었다”며 “변화의 모범을 만들어 내는 학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복학교라는 것은 일반학교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규모 학교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한 경남교육청은 “지금 행복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가치들은 작은학교에서 만들기 쉽다”고 말했다.

"대곡중이 행복학교로 지정된 것은 40명 규모의 작은학교라는 장점과 특수성을 교육청이 인정한 결과”라며 “하지만 혁신도시로 이전하면 재학생 800명이 넘는 학교가 되는데 이래도 행복학교로 인정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경남교육청은 “일단 이전이 금방 되는 건 아니다”며 “이전이 된다면 추진단, 지원단, 외부 전문가들이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확한 방침은 없지만, 이런 큰 문제가 생기면 추진단에서 논의를 해서 (유지 또는 철회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이전에 적극 찬성하는 동창회는 어떤 생각일까

정호경 동창회장은 “행복학교라 하는 것도 정책에 의해서 나온 것”이라며 “교육정책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원을 받지만, 행복학교라는 정책이 언제까지 갈 거라고 누가 장담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을 하면 (행복학교 말고도) 얻는 게 더 많다”고 주장했다.

▲ 대곡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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