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과 위협 이어져도 굴복하지 않을 것"

경상대 학내 페미니즘 스터디 ‘수요일의 페미니즘’이 척박한 상황 속에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수요일의 페미니즘’은 지난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 사건 한 달 전 결성되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 사건 당시 학내에 추모 부스를 설치했고, 박근혜 탄핵 정국 때는 페미니스트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메갈리아’, ‘지방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2회에 걸친 열린 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학내 페미니즘 계간지 ‘수펢’을 발행하고 있으며, 학기와 방학 구분 없이 매주 수요일 저녁 페미니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 수요일의 페미니즘이 발행하는 계간지 '수펢'

수요일의 페미니즘은 여러 어려움도 겪고 있다. 먼저 주위의 조롱과 위협이 계속된다. 회원 성가연 씨(27)는 “강남역 사건 추모 부스 설치 때 남학생 6명이 부스를 빙빙 돌며 조롱하거나 가래침을 뱉으며 위협했다”고 증언했다. 학내 커뮤니티에 이들이 글을 올리는 경우에도 “왜 여성 인권만 주장하느냐”, “군대 가산점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공격성 댓글이 이어진다. 스터디 대표의 신상을 알아낸 익명의 인물이 소속 학과를 들먹이며 위협한 사례도 있다.

그들은 페미니즘 운동마저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 내 페미니즘 운동을 정착시킬 수 있을지 걱정한다. 회원 성가연 씨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 위치한 페미니즘 모임이 겪는 배제는 서글프다”며 “기존 회원들이 대학 밖으로 진출하는 시기에 ‘수요일의 페미니즘’이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그간 우리가 쌓아온 경험들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여러 캠페인을 펼치며 페미니즘을 알리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일의 페미니즘’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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