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종묘 경상감영지 등 사실확인 해보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

지난 8일 유등축제가 열리고 있는 진주성광장에서 역사진주시민모임이 주최하는 지하주차장 건설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진주성광장 지하주차장 건설 반대를 홍보하는 시민 선전전 방식으로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경상대 김중섭 교수는 “진주대첩광장에 1000억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아파트 한 채(약 2억 5천만원)로 차 한 대 세우는 주차장을 만드는 꼴이다”며 “시민이 피땀 흘려 내는 세금을 이렇게 써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텅 빈 광장과 대규모 지하주차장으로 진주대첩을 기념할 수 없다”며 “자랑스러운 진주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지하주차장 설치를) 전면적으로 다시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으로 진주성광장에 지하주차장 건설을 적극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진주시상인연합회, 진주대첩기념사업회, 진주문화원에서는 지하주차장이 건설되면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서울 경복궁, 종묘, 선릉과 대구 경상감영지 등 문화재지역에도 지하주차장이 조성돼 있다며 진주성광장에 지하주차장을 설치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정말 서울 경복궁, 종묘, 선릉과 대구 경상감영지 등 문화재지역에 지하주차장이 정말 조성되어 있는 것일까?

경복궁 복원 계획사업에 지하주차장 건설은 없다.

문화재청은 “현재 경복궁 지하주차장은 43년 전인 1973년도에 건립된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일이라 당시 상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건축물 설치 기준이 예전과 지금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고 했다. 또한 “현재 경복궁을 예전 시점으로 복원하고 있는 사업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며 “복원사업 진행에 지하주차장을 짓는 계획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현재 5단계 복원 단계계획에서 지하주차장을 딴 곳으로 옮기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 복원 계획 기준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종묘에는 지하주차장은 없다.

문화재청은 “종묘 내에는 지하주차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묘 광장에는 (지하주차장이) 있다”면서 “종묘 광장은 사적지가 아니라 상관없다”고 했다. 광장에 있는 것이지 사적지인 종묘에는 지하주차장이 없는 것이다.

선릉은 호우피해로 부득이하게 지하주차장을 설치했다.

문화재청은 ”2년 전 강남구 일대 호우 피해로 선릉 일대가 침수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류지 공사 범위에 선릉 지상 주차장이 포함되었다“며 ”강남구와 협의해서 지하에 협소하게 주차장을 설치했다“고 했다. 또한 ”기존 주차장 부지는 경관림으로 복원을 했다“며 ”선릉 부근의 정문과 주차장이 정릉 앞쪽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선릉 지하주차장은 호우 피해로 오히려 사적지와 떨어진 곳에 설치가 된 것이다.

대구 경상감영지 주차장은 감영공원에 설치되어 있다.

중구청은 “대구 경상감영지 주차장은 감영공원 설계 단계에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며 ”최근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경상감영지 유적과 주차장 설치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경상감영지 유적에는 주차장이 없으며 감영공원에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종묘나 경상감영지에는 지하주차장이 없으며 인근 공원에 설치되어 있었다. 경복궁은 현재 복원 사업에 주차장 설치 계획은 없으며 오히려 지하주차장을 옮기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선릉 주차장은 호우피해로 지하에 주차장을 협소하게 조성했지만 사적지와 떨어진 곳으로 이전을 했다고 한다.

▲ 유등축제장 입구에 '진주대첩 광장 조성 현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뒤편으로 진주성이 보인다.

진주성광장에 지하주차장 설치를 찬성하는 단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유적지에 지하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문화재 인근에 설치 한 것을 유적지에 설치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틀린 주장이다.

그런데 어째 이들 단체들은 똑같은 주장을 하는 걸까? 어째서 내세우는 근거가 같은 유적지 일까? 정보를 출처는 한곳이고, 그 정보를 사실처럼 믿고 발표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든다.

경상대 김중섭 교수는 ”진주 도심에 주차장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적지지하에 주차장 설치를 분명하게 반대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차적으로 사적지로서 진주성이 가지는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진주성은 1300년 역사를 가진 중요 생활공간이자 행정공간 그리고 병영공간이었다“며 ”이런 역사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현대 생활의 편의성을 강조해서 지하주차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문화원이 주장하는 자료 출처 요구에 ”신뢰할 만 한 기관에 문의를 해서 얻은 정보이며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단체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