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

인간은 감정적 선호에 따라 정보를 선별해 받아들인다 김순종 기자l승인2017.10.10l수정2017.10.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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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어떤 사안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논쟁을 벌이곤 합니다. 서로의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논쟁은 관점의 차이를 좁혀 합의를 이루기 힘들지만, 사실만을 확인하기 위한 논쟁은 정확한 자료만 확인하면 되기에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웬걸? 정확한 자료를 제시해도 근거 없이 그것을 부정하는 상대를 우리는 종종 만나게 됩니다. 이럴 때 우리는 가슴이 막히고, 심박수가 요동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합니다.

 "뭐 이런 x이 다 있지?"

우리는 인간이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존재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왜 정확한 자료를 제시해도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요? 2004년 미국의 심리학자 드루 웨스턴은 실험을 통해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 (사진출처=pixabay)

 

드루 웨스턴의 실험, 인간은 감정적이다.

드루 웨스턴이 실험에 앞서 세운 가설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평소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반하는 정보는 외면하고,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는 최대한 받아들일 것이다"

웨스턴은 이 가설을 증명하고자 실험을 합니다. 그는 대선 후보 가와 나, 방송인 다의 모순적인 진술 다섯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 중 50%는 기존에 대선후보 가를, 나머지 50%는 대선후보 나를 지지하던 사람입니다. 이들은 모순적 진술에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실험결과는 드루 웨스턴의 가설을 입증했습니다. 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 후보의 진술에 모순이 없다고 생각한 반면 나 후보와 방송인 다의 진술에는 모순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후보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나 후보의 진술에 모순이 없지만, 가 후보와 방송인 다의 진술에는 모순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지지하는 사람의 발언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의 발언에 다르게 반응했습니다.

웨스턴은 참가자들이 이런 결론을 내리는 동안 자기공명장치를 통해 그들의 뇌에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진술을 들을 때 내측중간전두엽과 ACC라는 대상회로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정보를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가진 뇌의 영역들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선 감정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선 이성적으로 접근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을 경계하라.

드루 웨스턴의 실험은 우리가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이에 기초하면 여러 현상들이 이해가 됩니다. 일부 보수적 인사들이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합당한 이유도 없이 그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 일부 진보적 인사들이 노무현 정부의 모든 정책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이유.

이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토론에서 상대와 이견을 좁히기 힘든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셨나요?

웨스턴의 실험결과는 비단 상대만이 아닌 우리 자신을 겨낭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도 감정적 선호에 따라 명백한 사실을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곤 하니까요. 우리에게는 우리의 생각, 이성적 판단이라 믿었던 것들을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편견에 의해 상대의 심장 박동수가 요동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추석연휴 열띤 토론의 과정에서 느낀 점을 글로 써봤습니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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