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편의 실종... 문제 심각

시민단체 ‘진주시민행동’과 ‘2018희망진주시민의 길’은 지난 20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올바른 버스노선 개편을 위한 광장토론회’를 열어 진주시에 제대로 된 시내버스 노선 재개편을 촉구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광장토론회에서는 여러 시민들이 발언대에 올라 지난 6월 1일 진주시가 강행한 개편 버스노선을 성토했다.

대학에서 교통공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시민편의는 고려하지 않고 돈과 감차에 주목적을 두다 보니 이런 사달이 났다. 진주시는 이번 시내버스 노선 개편의 주 목적은 감차라고 했는데 그런 노선 개편을 하는 도시가 세상에 어딨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개편 결과 장거리 노선이 많아져 버스기사들이 힘들고, 심지어 감차까지 해 시민불편이 가중됐다”며 조속한 노선 재개편을 주장했다.

▲ 지난 20일 오후 7시 경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올바른 버스노선 개편을 위한 광장토론회'가 열렸다.

하대동에서 신안동으로 출퇴근하는 한 시민은 “주부이자 직장인인 여성들은 아침 5분이 정말 긴요한 시간”이라며 “배차시간이 길어져 자전거 타고 40분이면 가던 거리를 요즘은 버스로 50분을 가야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한 운수업계 관계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노선 개편 후 버스기사들이 겪고 있는 궁색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시간30분이 걸리는 왕복노선을 뛰는 기사들이 생리적 현상 때문에 힘들지만 그건 괜찮다”며 “차를 줄이는 바람에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게 돼 월급이 50만원 정도 줄어들고 동료 중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진주시민행동'과 '2018희망진주시민의 길'은

지난 20일 갤러리아 백화점부터 진주시청 앞 광장까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토론회에 앞서 시민들은 평안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구 진주역을 거쳐 진주시청 앞 광장까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대다수 시민들이 이들의 행진에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한 시민은 “나도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대통령도 탄핵하는 판에 시장이라고 못할 건 뭐냐”며 버스노선 개편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창희 시장이 자신의 고향 후배라고 밝힌 한 시민은 “시장은 차기는 생각하지 말고, 남은 임기에 시민 모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노선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진주시는 지난 6월 1일 50여 년만의 버스노선 개편을 단행했지만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같은 달 2차례에 걸쳐 보완개편을 했다. 하지만 불편과 불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진주시는 현재 노선 재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버스 노선 개편의 핵심은 시민편의 도모가 돼야 한다”며 “시민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증차를 하든지, 간선‧지선 분리체제를 도입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스노선 문제가 이처럼 갈수록 악화되자 학계에서는 완전공영제 도입도 검토해 볼 만 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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