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 할머니 기억하는 진주 ‘평화기림상’ 건립

김종신 객원기자l승인2017.03.02l수정2017.03.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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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았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제98주년 삼일절. 우리 가족은 이른 점심을 먹고 경남 진주교육지원청으로 향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주지역 기림상인 ‘평화 기림상’이 이날 오후 2시 제막되기 때문이다.

시민 4200여 명 7800만원 모아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평화기림상' 

진주교육지원청 앞마당에 세워

▲ 진주교육지원청 앞에 세워진 ‘진주는 우리나라 소년운동 발상지’라는 표지석과 함께 소년운동에 앞장선 우촌 강영호 선생의 흉상

 

오후 1시쯤 도착하자 벌써 식전행사로 꽃길 퍼포먼스를 곁들여 길놀이가 시작이었다. ‘진주는 우리나라 소년운동 발상지’라는 표지석과 함께 소년운동에 앞장선 우촌 강영호 선생의 흉상이 반기는 진주교육지원청은 벌써 사람들로 북적인다.

 

▲ 진주 시내 차 없는 거리를 돌아 다시 오는 길놀이패는 독립과 해방을 내세운 깃발을 선두로 농악대가 함께했다. 누런 소(?)가 샛노란 일본제국 군복을 입은 일본군 두 명을 오랏줄로 묶고 끌고 온다.

 

시내 차 없는 거리를 돌아 다시 오는 길놀이패는 독립과 해방을 내세운 깃발을 선두로 농악대가 함께했다. 누런 소(?)가 샛노란 일본제국 군복을 입은 일본군 두 명을 오랏줄로 묶고 끌고 온다.

길놀이가 들어오면서 본행사가 열렸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주지역 기림상 건립 추진위원회 서도성 상임대표의 기념사가 있었다.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평화 기림상으로 했다.”는 서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전부 돌아가신다고 위안부 문제가 결코 끝나는 것이 아니라“며 ”현재 진행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축사에서 "내년 3월 1일에는 도교육청에 기림상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평화기림상 제막식 중 ‘빈 의자로 만나는 과거 이야기’ 퍼포먼스

 

축사가 끝난 뒤 무대에 덩그러니 의자 하나가 놓였다. 길놀이 때 뒤를 흰 천을 들고 따르던 학생들이 천을 무대에 반원을 그리듯 올려놓았다. 흰 천에는 붉디붉은 꽃잎들이 시리도록 빛났다.

 

▲ ‘빈 의자로 만나는 과거 이야기’ 퍼포먼스가 끝나자 진주 민예총 김태린 지부장의 살풀이가 펼쳐졌다. 빈 의자 뒤에서 붉은 꽃잎들이 하얀 천 위에서 흩날린다.


잠시의 침묵이 흐른 뒤 진주 민예총 김태린 지부장의 살풀이가 펼쳐졌다. 빈 의자 뒤에서 붉은 꽃잎들이 하얀 천 위에서 흩날린다. 서럽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가슴 속 응어리를 토해낸 지 여러 해가 지났다. 아직도 일본은 사과도 없다. 단상 아래에서 이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던 한 시민은 눈물을 흘렸다.

 

▲ 진양고에 다니는 류채영 학생이 피해 할머니께 쓴 편지를 낭독했다.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미래세대의 당찬 다짐이었다.

 

진양고에 다니는 류채영 학생이 피해 할머니께 쓴 편지를 낭독했다.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미래세대의 당찬 다짐이었다. 다짐이 끝나고 젊은 대학생으로 이뤄진 ‘평화나비’와 성모유치원, 맥박의 공연이 이어졌다. 본행사가 끝나고 만세 삼창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다.

 

▲ 기림상을 덮었던 천이 사라지고 하늘에 노란 풍선이 한가득 올라갔다. 키 160cm에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살짝 얼굴을 돌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를 옮겨 진주소년운동 발상지 빗돌 뒤편에 매화 향기 가득한 뜨락에 모두가 모였다. 기림상을 덮었던 천이 사라지고 하늘에 노란 풍선이 한가득 올라갔다. 키 160cm에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살짝 얼굴을 돌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은 한 손을 꼭 쥐고 가슴 앞에 평활화를 상징하는 새를 안았다. ‘평화기림상’은 진주시민 4,200여 명이 낸 7,800여만 원의 기금으로 지역작가 이명림 씨가 청동으로 제작했다.

 

▲ 모습을 드러낸 기림상을 보며 참가자들이 만세 삼창을 부르는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주지역 기림상 건립 추진위원회 서도성 대표는 눈물을 흘렸다.

 

진주 평화기림상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성노예로 끌려가 참혹하게 인권을 짓밟힌 피해자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기림상을 보며 참가자들이 만세 삼창을 부르는 동안 서 대표는 눈물을 흘렸다. 추진위가 진주시에 기림상 건립 장소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해 사업이 표류하다 진주교육청에서 기림상 설치 터를 제공해 마무리됐다.

 

▲ 2015년 진주인권센터가 ‘강덕경 할머니를 통해 본 일본군 성노예의 삶’이란 주제로 인권학교를 열면서 기림사업 추진위 구성을 제안해 삼일절 기림상 건립으로 결실을 보았다.

 

한편, 진주 기림상은 경남 도내에 7번째다. 진주지역 피해자는 ‘위안부 화가’ 고 강덕경 할머니를 비롯해 11명이다. 2015년 진주인권센터가 ‘강덕경 할머니를 통해 본 일본군 성노예의 삶’이란 주제로 인권학교를 열면서 기림사업 추진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2016년 3월 1일 진주시민 301명이 진주성 앞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건립 추진을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24일 추진위가 발족했다.

 

▲ 진주 평화기림상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성노예로 끌려가 참혹하게 인권을 짓밟힌 피해자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이 담겨져 있다.

김종신 객원기자  haechans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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