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역할 해체·인식 전환 반영

'아빠는 바깥 일, 엄마는 집안일?'

전통적 부부 역할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서 남성 육아휴직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남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무려 200%가량 증가했다.

'라테 대디(latte daddy)'라는 단어가 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90%에 달하는 스웨덴에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도내에서도 한 손에 카페라테, 한 손에 유모차를 쥔 채 거리를 활보하는 '라테 대디'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16년 경남지역 남성 육아휴직자는 557명으로 2015년 187명보다 197.9%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의 4배 수준이다. 전국 남성 육아휴직자는 7616명으로 전년보다 56.3%가 증가했다. 직장 규모별 사용 빈도를 보면 대기업에 다닐수록 육아휴직 활용이 쉬웠다.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 휴직자가 전체 58.82%를 차지했고,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은 12.42%,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11.44%, 30인 미만 기업은 17.3%였다.

 

 

이러한 변화는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는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해체된 영향이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통적 부부 역할에 찬성한 응답자는 33.7%로 10년 전 찬성응답(42.2%)보다 크게 줄었다. 반대응답도 2006년 42.4%에서 2016년 49.1%로 크게 뛰었다. 또 '아내는 자신의 경력을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문항에는 37.5%가 찬성해 10년 전(51%)보다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반대응답 역시 2006년 35.1%에서 2016년 44.1%로 껑충 올랐다.

이에 정성희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장은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한 1차적 원인은 여성 사회진출에 따른 분위기 변화에 있다"면서도 "남성중심 산업이 대부분인 도내 기업들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육아휴직으로 유휴인력을 소화한 것도 한몫했다고 본다. 실제로 도내 중소기업에서는 여성도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육아는 아내와 공동으로 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남성 육아휴직은 여성의 일·가정 양립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큰 만큼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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