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천왕봉)을 올해 1월1일부터 지금까지 53회나 오른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산청읍 출신으로 현재 고향에서 모 산림 사업 대표로 재직하는 최수덕(62) 씨다.

최 씨가 이처럼 지리산을 찾은 이유는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이 최 씨에게 있어서는 삶의 원동력이요 정신적 지주이기 때문이다.

 

▲ 지리산 천왕봉에 선 최수덕 씨.

 

최씨가 처음 지리산에 오른 것은 그의 나이 14살 때인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최 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둘째 형님이 방학 때가 되면 지리산에 자주 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보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한 준비도 없이 그냥 집에 있는 옛날 군용배낭에 대충 짐을 꾸려 친구 2명과 지리산에 오르게 됐다.

어린 나이에 지리산에 오르다 보니 친구 2명은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쯤에서 힘에 겨워 더 이상 등반을 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최수덕 씨.

하지만 최 씨는 마침 지리산 등반에 나선 대학생 등반동아리를 만나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천왕봉 등반에 성공했다.

이 것이 최 씨가 지리산을 사랑하게 된 동기가 됐다.

최 씨가 지리산을 찾은 햇수는 올해로 50여 년에 이른다. 천왕봉에 오른 횟수만 해도 줄잡아 300회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최 씨의 귀띔이다.

최 씨가 올해 특별히 53회라는 기록적인 등반을 하게 된 건 특별한 이유가 있다.

최 씨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이제 나이가 60이 넘다 보니 서로 건강을 걱정하다가 지리산을 동창생들과 같이 찾게 되었다. 이왕 지리산에 가는 것 저희가 산청초등학교 53회 졸업생이라 올 한 해 동안 지리산에 53번 오른다면 동기회의 의미를 더할 것 같아 일년 동안 53번을 맞추기 위해 어쩔 때는 1주일에 지리산을 2~3번 오를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몸과 마음이 괴롭고 지칠 때가 되면 그냥 지리산에 오르다 보면 모든 시름이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다 풀려 가볍고 기쁜마음으로 지리산에서 내려오게 된다. 지리산은 나에게 삶의 원동력이자 정신적인 지주"라고 말했다.

지리산 종주 코스 가운데 제일 힘들다는 일명 태극종주 구간인 '남원 인월∼산청 시천' 100km를 3박 4일간 탔을 때는 쓰쓰가무시에 감염된 몸으로 출발했는데 종주를 하고 나니 말끔하게 나았다고 한다.

그 자신이 '지리산 사람'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이처럼 지리산을 찾다보니 최 씨가 지리산에서 겪은 사연들이 수없이 많다.

이러한 사연들을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아쉬워 가까운 친구와 함께 지리산과 관련된 도서출판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의 유형이 여러종류가 있겠지만 정말 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가져온 쓰레기를 꼭 가져가 깨끗하고 맑은 지리산이 되었으면 한다"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할 수만 있다면 옛 등산로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공단직원의 동행하에 등반할 수 있도록 개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지리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최 씨는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과 관련해서는 "산을 생각한다면 케이블카 설치를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하지만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가 불가피하다면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여 산도 보존하고 경제도 활성화하는 두 가지 다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8일과 29일 최 씨는 또다시 산청초등학교 53회 동기생들과 지리산 등반을 한다.

지리산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인지 벌써 마음은 눈 덮인 지리산에 가 있는 것 같이 평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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