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당담]의원내각제·독일식 비례대표제로 개헌해야

경남도민일보 제휴 = 장상환 경상대명예교수l승인2016.11.01l수정2016.11.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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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 중심제서 불평등 심각…국정농단 사태 민주적 개헌 이룰 기회

나라가 온통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떠들썩하다. 최순실과 관련자들을 수사해 처벌해야 하지만 이러한 사태를 자초한 대통령도 책임을 지고 다수 국민의 요구대로 하야하든가, 실권을 거국내각에 넘기든가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대통령의 권력 남용, 최순실 게이트 같은 국정 농단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치가 다수 국민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도록 정치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 길은 의원내각제 개헌과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 장상환 경상대명예교수

 

개헌을 통해 민주적·효율적 정치체제를 수립해야 할 근거는 차고도 넘친다. 대선 승리를 통한 승자독식 구조의 폐해로 국회는 사생결단의 정쟁만 일삼고 민생정치는 뒷전이다. 정당은 당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당 보스들에 의해 운영된다. 기업 구조조정과 제4차 산업혁명 추진은 재벌지배구조 때문에 지지부진하다. 비정규직 차별과 부동산 투기 등에 의한 지나친 불평등은 저출산 고령화로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위태롭게 한다. 학원 과외에 시달리는 아동들은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법률을 제정 또는 개정하고 기구를 만들고 인력을 배치하며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진정한 정치의 몫이다.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민의가 국정에 반영되기 어렵다.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민의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국정을 펴나가도 막기 어렵다. 권력자가 한 명뿐이기 때문에 자본가와 정치사냥꾼 등이 대통령에게 접근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뽑아내기 쉽다. 최순실 게이트도 재벌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펴는 대신 대통령 관심사업에 기부금을 뜯어낸 일종의 정경유착이다. 반면 의원내각제는 민심에 민감하게 부응할 수 있다. 지지율이 추락하면 바로 권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내각 지지도가 30% 이하가 되면 의회를 해산하여 재구성한다.

또한 의원 선거도 지역구 단순 다수대표의 승자독식으로는 의회 구성에 민의를 반영하기 어렵다. 낙선자에게 투표한 표는 전부 사표가 되어버린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원수를 배정하면 사표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례대표제 국가가 복지지출이 많고 재정건전성과 청렴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왜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가까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권고했겠는가.

의원내각제를 하면 정당의 난립으로 국정이 비효율적이고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지만 독일처럼 5% 하한선 내지 지역구 3석이라는 봉쇄조항을 두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비례대표 후보 선출과정에서 부패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중앙당 지도부가 아니라 권역별로 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후보명부를 작성하도록 하면 막을 수 있다. 후보 선출에서 당원의 권한이 크면 종이당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당원이 독일처럼 정당마다 수십만 명이 참가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정당 보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

제헌 헌법에는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있었으나 1952년 발췌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였고 그 결과는 이승만 독재로 귀결되었다. 4·19 혁명 이후 의원내각제가 도입되었으나 5·16 군사쿠데타로 다시 대통령제가 되었고, 그 결과 군부 장기집권과 유신독재를 가져왔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되었으나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역대 정권마다 권력 남용과 비선권력의 폐단을 초래했다.

경제적으로 선진국 문턱에 와있는 한국은 정치에서도 선진국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자본주의국가의 내부 갈등 문제에 대처하는 데는 의원내각제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예외적으로 대통령제인데 불평등문제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심하다.

20대 국회의원 다수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데 마침 박 대통령도 최순실 게이트로 지지율 폭락에 몰리자 임기 내 개헌을 들고나왔으니 개헌에 유리한 정치환경은 조성되었다. 국민여론을 기반으로 민주적인 개헌을 이룰 절호의 기회다.


경남도민일보 제휴 = 장상환 경상대명예교수  webmaster@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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