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토요일 경남 진주시 망경동 중앙광장이 사람들로 활기차다.

진주시민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다. 오늘은 37팀이 판매자로 등록하여 각자 준비해 온 물건을 펼쳐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가져 온 각종 옷, 머그잔, 신발에서부터 장난감, 액세사리, 책 등 쓰던 물건이 가득하다.

 

▲ 22일(토) 망경동 중앙광장에서 경상남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주최한 진주시민벼룩시장이 열렸다.

“숨겨진 보물과 유쾌한 사람들과의 만남!

미국에 플리마켓이 있다면,

진주에는 <흙속의 진주>가 있다.

진주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벼룩시장을 가다“

경상남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주최 주관하는 진주시민벼룩시장은 지난 4월 24일 제 1회를 시작으로 오늘로서 7회를 맞이했다. 그동안 판매자도 늘었고, 찾아오는 시민들도 많아졌다.

행사를 주관한 경상남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박찬씨는 “진주시민벼룩시장은 매월 네번째 토요일 진주 망경동 중앙광장에서 개최되는 개인 참여의 중고상품만 참여하는 순수한 중고 벼룩시장으로 진주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판매자로 1회부터 참여한 김군미씨에게 벼룩시장을 즐기는 방법을 묻자 그녀는 “당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판매자로 오면 더 즐겁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박보현씨는 “집 한켠에 사용하지 않고 보관되어 있는 물건 뭐든 갖고 나왔다”며 “나에겐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겐 보물이 되거나, 이웃들끼리 바꿔 쓸 수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 진주시민벼룩시장에는 어린이 참가자들도 눈에 띈다.

어린이 판매자도 많이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주로 장난감, 예쁜 악세사리, 책, 가방 등을 들고 나왔다.

임주하 어린이는 "이전에는 사기만 했는데, 오늘은 장난감, 옷을 팔고 싶어서 나왔다"고 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인데 아깝지 않냐는 질문에 "아깝긴 하지만 새 주인한테 가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16,000원을 벌었는데, 이 돈은 오늘 가족회식비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 진주시민벼룩시장에서 어린이 판매자가 어르신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벼룩시장의 묘미는 무엇인가?

여행을 할 때 벼룩시장을 꼭 찾을 정도로 벼룩시장 매니아라는 정민희씨는 “개인의 스토리가 담긴 물건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누군가가 쓴 물건을 만나면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추억이 궁금해진다"며 벼룩시장 예찬론을 펼친다.

그러고 보면 이 곳 벼룩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들은 다 누군가의 생활 속에서 나온 물건이다. 이야기가 있고 추억이 있다. 자신이 애정하며 사용했던 물건을 다른 누군가가 가져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 갈 것이라 생각하니 짜릿함 마저 느껴진다.

그래서 정민희씨는 물건을 사게 되면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물건과 옷을 사게 되었나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손때 묻은 물건을 사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 곳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 판매하러 왔다가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해 가기도 한다.

기자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였다.

겨울스웨터 3,000원, 손목시계 2,000원, 머그컵 500원에 오카리나를 5,000원에 구매하였다. 1만원으로 발견하고 소유하는 행복을 누린 셈이다.

고물가 시대에 1만원으로 내가 필요한 물건도 사고, 소소한 행복도 누리니 이게 벼룩시장의 묘미라는 것을 몸소 체험한다.

벼룩시장은 손때 묻은 내 물건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기쁨이 있다. 판매한 그 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과 나만의 이야기를 전하는 따뜻한 나눔과 소통의 장으로 이어진다.

 

▲ 진주시민벼룩시장에 경상남도 부지사가 방문하여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진주시민벼룩시장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http://sell.jinju.market로 판매자 신청을 하고 출점료 5,000원을 내면 된다.

출점료는 ‘진주시민벼룩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되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내역이 공개되고 있다. 문의는 055) 761-0041 녹색경남21추진협의회로 가능하다.

아쉽게도 야외에서 하는 벼룩시장은 오늘이 올해 마지막이다. 대신 11월에는 실내에서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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