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잃고 울었네] 김태춘 작사/ 곡

집을 잃고 떠나네 길을 잃어 버렸네
수많은 빈집들 속에 내 쉴 곳 하나도 없네
내가 살던 그 집엔 내 영혼 함께 살았네
무너져 내린 집 밑에 내 영혼 깔려 버렸네
그 전에 살던 그 집도 내 영혼 함께 살았네
불타버린 그 집 밑에 내 영혼 재가 되었네

돈을 잃고 떠도네 모든 걸 뺏겨 버렸네
조각난 나의 영혼이 전당포에 울고 있는데
돈을 잃고 떠도네 모든 걸 잃어 버렸네
구멍 난 주머니 속에 내 영혼 흘려 버렸네

거리에 전도하는 여인이 성경을 주네
성경을 베고 지하도 구석에 몸을 누이네
배고픔에 일어나 성경을 펼쳐 보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성경책 어디도 없네

소주를 한 병 사고 종이컵을 얻었네
빈 잔에 소주와 함께 눈물을 섞어 마시네
뾰족구두의 아가씨 못 본 채 술잔을 차네
눈이 빨간 비둘기야 날 천국에 데려다 주려마

집을 잃고 울었네 집을 잃고 울었네
집을 잃고 울었네 집을 잃고 울었네

 

 

"진주에도 노숙자가 많이 있나요?"

싱어송라이터 김태춘이 지난 14일, 동성동 ‘다원’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허수아비들의 성탄절’ 앨범 쇼케이스 이후 10개월 만이다. 최근 정규 2집 앨범 ‘악마의 씨앗’을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가 진주와 광주를 무대로 삼고 ‘주주투어’라는 타이틀로 펼친 이번 공연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정리했다.

 

1.

“진주에도 노숙자가 많이 있나요? 제가 서울에서 기타 레슨을 다니는데, 지하도를 지나다 보면 노숙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분들도 그곳에서 일정하게 정해진 구역이 있더라고요. 어느 날 같은 자리에서 항상 성경책을 베고 누워 계신 분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문득 저분은 어떻게 해서 저런 삶을 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명 처음부터 저렇게 지내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었죠. 태어날 때부터 노숙자가 정해져 있진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도 언젠가 저런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란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만든 노래가 ‘집을 잃고 울었네’라는 곡입니다.”

 

 

2.
“우울하고 험한 시대잖아요. 이런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포장하는 일은 저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은 돈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는 세상이죠. 돈으로 밥을 사는 세상이 아니라 돈으로 밥을 만드는 사람을 사는 세상, 정작 밥을 만드는 사람은 밥도 못 먹고 쫓겨 다니는 세상. 죄를 지어도 죗값을 돈으로 대신하는 세상. 그 세상의 중심에 있는 서울이라는 곳과 그 세상을 쫓거나 그 세상에서 쫓겨난 사람들. 빈집이 넘쳐나고 물건이 넘쳐나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이번 앨범은 이런 세상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3.

“진주에서는 네 번째 공연이에요.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진주 칠암동에서 태어나 일곱 살까지 하대동에서 살았어요. 너무 어렸던 때라 진주에 대한 기억이 많진 않지만, 따지고 보면 진주 사람인 셈이죠. 진주에는 이렇게 멋진 공간이 있고, 저를 맞아주시는 관객 여러분도 있으니 올 때마다 좋은 곳입니다. 다음에 또 다른 공연으로 찾아 올 테니, 그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태춘 [주주투어] 진주 공연 Set List
1. 심야의 간증
2. 모든 방송국을 폭파시켜야 한다.
3. 저질들
4. 홍대 귀신
5. 개들의 세상
6. 서울의 삶
7. 이태원의 밤
8. 펑크가 싫어
9. 뉴타운 무브먼트 블루스
10. 집을 잃고 울었네
11. 내 고향 남쪽 바다
12. 용서해 주세요
 


[김태춘 지난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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