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혜택 많은 창녕으로 "1명 키우기보다 힘들지 않아"

최근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자녀를 많이 낳아 키우며 행복을 만끽하는 젊은 부부가 있어 색다른 시선을 갖게 한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 사는 이덕현(42·거제 대우조선 하도급업체 직원)·김미현(35·전업주부) 부부는 자녀 7명을 낳아 지난 10일 제11회 임산부의 날 창녕군으로부터 경남도 표창장을 받았다.

이 씨 부부는 2년 전 창녕군으로 이사 왔다. 아이들이 잘 뛰어놀 수 있고 다자녀 가구에 혜택을 많이 주는 지역을 찾다 창녕에 정착하게 됐다.

 

▲ 막내 딸을 안고 있는 김미현(왼쪽) 씨가 13일 오전 자녀 7명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사진은 남편 이덕현 씨.

김미현 씨는 18세 때 결혼해 울산시에서 살다가 진주시로 이사 가서 다섯 째까지 낳고, 창녕군으로 이사 와서 여섯 째 아들과 막내 딸을 낳았다. 첫째 태우(창녕기계공고 1), 둘째 지우(영산중 1), 셋째 휘성(영산초교 4), 넷째 화랑(영산초교 2), 다섯째 동건(4살), 여섯째 유진(2살), 일곱째 보라(2개월) 등 6남 1녀다.

"남편이랑 제가 아이를 좋아해요. 아들만 내리 여섯을 낳다 보니 딸을 낳고 싶어져 일곱째까지 낳았네요. 딸을 또 낳고 싶으면 여덟째가 생길지도 몰라요."

당연히 육아 비용 얘기가 먼저 거론됐다. 창녕군 지원(출산장려금·육아비)과 경남도 서민자녀 지원(학습지·교육비)을 받지만 방학 때는 쌀 40㎏ 정도가 소비된단다. 최근에는 기초수급자 신청을 해서 병원비와 집세, 생계비 등을 조금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울산과 진주에 살 때는 셋째 이상 아이를 낳아도 주는 혜택이 거의 없었다. 분유값, 기저귀값, 식비, 학습비 등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가정보다 많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창녕군에선 셋째 이상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을 1명당 600만 원씩 주고, 초등학교 입학 전(자녀 3명 해당)까지 월 20만 원씩 지원해줘서 창녕으로 이사오게 됐다"며 "다자녀 가정에 지원을 늘리면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행복하고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덕현 씨는 "아이가 많아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전셋집을 구하는 데도 애를 많이 먹었다"며 "5명 이상 자녀를 낳은 가정에는 집을 한 채 준다든지 출산 장려 대책이 더 현실적으로 바뀌면 결혼 포기 세대도 육아 걱정을 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 부담은 없을까. 김 씨는 "한 두 명 키울 땐 누구나처럼 힘들었는데 아이들이 커 가면서 형이 동생을 돌봐주니까 오히려 부모는 편해지는 면이 많다"면서 "아이 1명 키우는 것보다는 육아 부담이 적고, 더 행복하고 더 의지하면서 형제애가 끈끈해진다"고 장점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막내가 유치원에 가면 다시 직장을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씨의 바람은 자녀 7명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것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다복한 가정으로 부모가 표창장도 받고 신문에도 났다고 하면 좋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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