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얼룩말이다. 목을 길게 빼거나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긴 등에서 나무가 자라고 장미꽃잎에 얼룩말 그림자가 아슴프레하다.
진주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노혜정 화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꽃은 나무가 되어’가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롯데백화점 마산점 THE GALLERY에서 열린다.
2012년 경남도립미술관의 촉망받는 젊은 작가로 선정되어 초대전을 가진 뒤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특히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사부곡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버지의 쾌유를 빌며 매 시간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
신작전을 계획하고 얼마 뒤 날아 든 아버지의 말기 암 소식에 노 작가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먹먹한 현실에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지난 날의 아름다운 아버지를 그리고 함께 했던 추억을 그리며 생의 간절함을 기도하는”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첫 모습으로 기억되는 어버이의 모습을 꽃으로 그리면서, 에너지를 잔뜩 품은 만개한 꽃을 피우기 위한 그 여정에 수없이 흔들렸던 아버지의 어두운 뒷모습조차 이해하고 받아 안게 된다.
비록 아버지는 전시회를 못 보고 지난 9월에 타계하셨지만, 노 작가는 “사랑하는 아버지는 떠났지만 여전히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고, 나의 나무가 되어 내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 노혜정 화가의 개인전은 마산에 이어 진주 갤러리 까페 공간-강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노혜정 작가의 그림을 보며 아버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