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얼룩말이다. 목을 길게 빼거나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긴 등에서 나무가 자라고 장미꽃잎에 얼룩말 그림자가 아슴프레하다.

진주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노혜정 화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꽃은 나무가 되어’가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롯데백화점 마산점 THE GALLERY에서 열린다. 

 

▲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사부곡을 담은 작품, 노혜정 화가의 < 야누스 >

2012년 경남도립미술관의 촉망받는 젊은 작가로 선정되어 초대전을 가진 뒤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특히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사부곡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버지의 쾌유를 빌며 매 시간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

신작전을 계획하고 얼마 뒤 날아 든 아버지의 말기 암 소식에 노 작가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먹먹한 현실에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지난 날의 아름다운 아버지를 그리고 함께 했던 추억을 그리며 생의 간절함을 기도하는”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첫 모습으로 기억되는 어버이의 모습을 꽃으로 그리면서, 에너지를 잔뜩 품은 만개한 꽃을 피우기 위한 그 여정에 수없이 흔들렸던 아버지의 어두운 뒷모습조차 이해하고 받아 안게 된다.

▲ 노혜정 화가의 제6회 개인전이 10월 26일부터 롯데백화점 마산점에서 열린다.

비록 아버지는 전시회를 못 보고 지난 9월에 타계하셨지만, 노 작가는 “사랑하는 아버지는 떠났지만 여전히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고, 나의 나무가 되어 내 곁에 영원히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 노혜정 화가의 개인전은 마산에 이어 진주 갤러리 까페 공간-강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노혜정 작가의 그림을 보며 아버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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