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교사가 누구일까? 대학입시에 영향을 많이 주는 수학, 영어교사? 학생들의 진로를 책임지는 진로담당교사? 그것도 아니면 맛있는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 학생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선생님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정말 빼 놓을 수 없는 분이 있다. 바로 보건교사다. 보건교사는 학생들이 아플 때 약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 학교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고에 대한 응급처치, 교내 위생관리까지 담당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학교에서 발생한 응급사고에 대한 대처이다.

▲ 진주시 관내 9개 중학교, 6개 고등학교에는 보건교사가 없다

 

보건선생님이 있을 때만 아파야 하나요?

학교 안전사고는 증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12만 건을 넘어서며 4년 새 무려 38.9%나 훌쩍 뛰었다. 실제로 2011년 8만6468건에서 이듬해 10만365건으로 불어난데 이어 2013년 10만5088건, 2014년 11만6527건, 2015년 12만123건으로 연평균 8.6% 증가율을 나타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는 보건교육과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정규모 이하의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둘 수 있게 하고 있다.

학교는 많은 인원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고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 특히 체육대회와 같은 큰 행사에서는 보건교사가 없어서는 안 된다. 응급사고가 났을 때 보건교사의 주도아래 응급처치를 잘 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긴 사례 또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보건 교사가 없다면 어떨까?

 

 

진주시내 중고교를 조사해 본 결과 중학교는 9개교, 고등학교는 6개교가 아예 보건교사가 근무하지 않았다. 학생수가 적은 시 외각지역 학교는 그렇다 손 치더라도 개양중학교, 사대부중-고, 진주외고에 보건교사가 없다는 것이 의외였다. 더구나 축구부, 씨름등 여러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 경남정보고가 보건교사가 없다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듯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다른 과목 교사가 보건 담당교사를 겸임한다. 수업과 보건관련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선 보건교사를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다.

보건교사라고 해서 보건실에서 모든 일과를 보내지 않는다. 성교육, 위생교육 등 보건수업을 하기도 하고 시험기간에는 시험 감독으로 보건실을 비운다. 또한 교육이나 연수 등으로 학교를 비우는 일 또한 자주 생긴다. 이럴 때 보건실의 문이 닫혀 있으면 학생들은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정규수업이 끝나면 보건교사도 퇴근을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방과 후 보충수업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그대로 있다. 또 대부분의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으로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생활 한다. 당연히 보건교사는 없다. 야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방과 후 저녁식사시간 전까지라도 학교에는 보건교사가 필요하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건실은 그저 학생들에게 약을 주는 곳이 아니다. 학교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간인 만큼 좀 더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보건교사가 없는 9개 중학교와 6개 고등학교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보건교사의 근무시간이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맞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면 그 역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보건교사의 부재로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 될 것이다. 학교에선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진주청소년신문 필통 하준승(명신고2)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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