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수 시의원, 잇따라 부정의혹 제기...이창희 시장 “트집 잡는 것”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부정비리 의혹의 진실은 무엇일까?

21일 열린 제117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는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진주시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이 상정될 지가 관심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빗나가 조례안은 상정되지 않았고 류재수 의원의 시정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류 의원과 이창희 진주시장이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이하 박람회) 부정비리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 류재수 진주시의원 (동영상 갈무리)

류 의원은 “진주시가 박람회 예산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자체감사를 했는데 시의회가 요구한 박람회 정산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자료제출을 거부한 적이 없다. 줄 거는 다 줬다. 정산이 진행 중인데 계속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건 트집을 잡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문제제기가 아니라 생트집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에서 감사를 하고 있다. 시 자체감사 결과는 말할 수 없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 시에서 판단해 조치를 하겠다”고 반박했다.

류 의원은 이미 제기된 의혹 외에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람회 야외부스(몽골텐트)를 진주시 예산으로 설치했는데 이 야외부스의 판매수익금이 박람회 사무국 관계자의 개인계좌로 입금됐다. 이는 횡령으로 보인다. 판매수익금이 어디로 갔는 지 공무원들이 모르는 것은 진주시의 관리부실이다”고 지적했다.

또 “그 관계자의 개인계좌에서 그 다음 날 지역의 유력 정치인에게 돈이 송금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박람회 수익금이 이렇게, 저렇게 갔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 이창희 진주시장 (동영상 갈무리)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그 문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다.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 조사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담당 공무원도 “(박람회와 함께 열린) 국화전시회 때문에 천막을 쳤는데 박람회 사무국에서 관리를 한 건 맞다. 하지만 (의혹 제기한) 문제는 모른다”고 답했다.

의혹이 제기된 관계자는 “부스는 시와 협의를 통해 개인적으로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통장으로 돈을 받았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원 6명,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추진

류 의원은 지난 달, “33억 원이 투입된 2014년 박람회 행사비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람회 대행사가 정산서에 전체 2만3천여㎡ 규모의 대형 임시천막 9개를 설치해 6억3천만 원의 행사비가 들었다고 했지만 실제 천막 설치규모는 1만2천800㎡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또 “행사장에 설치된 전구 역시 635개인데 1천500개로, 천막 연결통로도 6개인데 9개 설치한 것으로 정산해 모두 4억여 원이 부풀려졌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이처럼 류 의원이 박람회 부정비리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가운데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진주시의원 6명(강갑중, 강민아, 류재수, 서은애, 서정인, 허정림)이 이번에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3일(목) 오후 7시 30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감사원 공익감사 추진 시민설명회’를 연다.

시민설명회는 박람회 부정비리 의혹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동안 시의회 차원의 대응과정을 보고하고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필요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6명의 의원들은 “박람회 행정조사 특위 구성이 해당 상임위인 복지산업위의 조사를 빌미로 본회의에서 부결되고, 복지산업위 소집은 의장직무대행의 거부로 무산되고 의회 차원의 자료제출 요구는 집행부의 거짓말과 방해로 무력화되고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은 의회의 존재 이유를 침해하고 부정하는 심각한 사태일 뿐만 아니라 박람회 부정비리 의혹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로 시민들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6명의 의원을 대표하고 있는 서정인 의원은 “시 행정을 감시, 견제하는 최소한의 역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 하지만 6명의 의원들이 힘을 모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이번 설명회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진주시 “왜곡된 내용 알리는 것은 박람회 흠집내기다”

진주시는 공식입장을 담은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시는 “의혹을 제기한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한 자료와 진주시의 의견을 감사원에 제출했고 감사원의 조속한 감사 처분 결과를 통보 해 줄 곳을 공문으로 요청했다”며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의원 6명이 추진 중인 감사원의 공익감사 청구제도는 감사원 또는 다른 기관에서 감사하였거나 또는 감사 중인 사항에 대해서 감사원 감사 청구 제외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의원들이 동 내용을 알면서도 시민들에게 사실과 다른 왜곡된 내용을 알리는 것은 박람회 흠집내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법규를 무시한 의정활동은 진주시의 국.도비 예산확보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 당면한 시 현안사업들의 국.도비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인 당리당략으로 인해 시와 시민들에게 손실이 발생한다면 그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2014년 박람회에 39억 원 예산 들어가

지난 2011년 ‘진주국제농업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는 지난해 11월 4회째 정부로부터 공식 국제행사로 승인받았다.

국내외 첨단농업기술 교류와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진주시는 농림축산식품부, 경상남도와 공동으로 지난해 11월 5일부터 9일까지 ‘2014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진주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열었다. 주관은 MBC경남과 ㈜아이엠전시문화가 맡았다. 국비와 도비, 시비, 그리고 자체부담금까지 39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진주시는 박람회가 끝난 후 “행사기간 동안 52만 여명이 넘는 참관객이 방문했고 32개국 407개사, 710개 부스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며 “수출상담회에서 파프리카 등 신선농산물 외 7개 분야에서 5,829만달러, 635억 원에 달하는 계약 실적을 달성했고 박람회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300억 원대를 훨씬 웃돈다”고 자체 평가했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