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장애인기능대회서 금상 탄 지적장애 3급 백종현 씨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린 2016년도 경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백종현(24·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씨는 바리스타 직종에 출전했다. 메뉴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우유 거품이 연습한 만큼 잘 나오자 백 씨는 좋은 예감을 느꼈다. 백 씨는 이날 1등인 금상을 차지했다. 경쟁자는 20명 남짓이었다.

지난 10일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카페 쉼표에서 만난 백 씨는 웃으며 말했다. "하나도 안 떨렸어요. 카페에서 하던 대로 하니까 잘됐거든요. 상 받고 엄마도 축하해주고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백 씨는 고등학교 때 커피를 접했다. 어머니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자신도 꿈을 키우며 마산대학교 커피바리스타과에 진학했다.하지만 대학 생활은 쉽지 않았다. 친구도, 학과 공부도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군대를 갈까 생각했다. 징병검사를 받다 백 씨는 자신이 지적장애 3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동안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 카페 쉼표 바리스타 백종현 씨. /우보라 기자

한동안 방황하던 백 씨를 안아준 곳이 창원시보호작업센터 1층에 있는 카페 쉼표였다. 개점 준비 소식을 들은 한 사회복지사가 백 씨를 카페 쉼표에 소개한 것이 인연이 됐다. 백 씨는 개점 때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제 자신처럼 장애가 있는 동료들을 다독이며 카페 매니저 역할을 한다. 백 씨는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잘 따라와 줄 때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주문이 몰리는 것보다 손님이 없을 때 더 힘들어요. 커피 만드는 게 정말 재밌거든요."

카페 쉼표를 관리하는 최창순(46·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사회복지사는 "카페는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의사소통을 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성을 기른다"며 "힘들 수도 있는데 종현이는 자주 오는 손님 취향을 외울 정도로 능숙하다. 카페 쉼표 2호점이 생기면 맡겨도 될 정도"라고 칭찬했다. 앞으로 어떤 바리스타가 되고 싶냐고 묻자 백 씨는 한참 고민하더니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리스타"라며 미소 짓는다.

백 씨는 다가오는 9월 제33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경남 대표로 출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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