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휴가 겹쳐 울상...새벽시간 경기로 편의점 샌드위치·맥주 판매량 증가

경남지역 유통가에서 올림픽 특수는 찾기 어려웠다. 올림픽 열기가 예년만 못한 데다 브라질과 한국 간 시차가 12∼13시간이어서 주요 경기가 새벽에 열려 유통가에서는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그간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가장 적극적으로 판촉 이벤트를 하던 대형마트에서도 올해는 잠잠하다. 예전과 같은 대대적인 올림픽 마케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제 스포츠 행사는 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데 맥주·치킨 등 야식 관련 매출은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특수가 없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어느 수준을 놓고 '특수다, 아니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남 7개 이마트에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8월 5~11일) 맥주와 치킨 매출은 전월(7월 1~7일·같은 기간 의무휴업일로 한 주 조정)과 비교해 각각 30.5%, 18.4%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애초 올림픽을 겨냥한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고 올여름 유난히 더운 특수한 상황이어서 치킨과 맥주 매출 증가를 올림픽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치킨업계는 특수는커녕 휴가 기간과 겹쳐 울상이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도 있다.

창원시 진해구 석동에서 5년째 통닭집을 운영하는 이필진(가명·37) 사장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는 창원시 제조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여름휴가를 떠나 매출이 확 줄어든 데다가 뒤이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황금연휴로 마지막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 매출이 평소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달 들어 평소보다 더 일찍 문을 닫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스마트폰으로 올림픽 메달 상황, 하이라이트를 언제든 볼 수 있어 가게 안에서 굳이 올림픽 관련 채널을 틀어놓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예전에 채널이 다양하지 않을 때는 올림픽 경기를 보고 또 보고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손님들이 야구 중계,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올림픽 시작 이후 한 번도 관련 스포츠 채널을 켜 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준결승·결승전 등 주요 경기가 대부분 최소 오전 2시가 넘어서야 하는 시차 문제도 없지 않다.

반면, 편의점은 올림픽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주 겸 아침 대용으로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급증했고 햄버거·샌드위치, 김밥, 안주류, 맥주, 커피 등이 20~30% 더 팔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주거단지 가까이에서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징을 매출 급증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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