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구석구석]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합강정과 반구정

남강 끝자락이다. 낙동강이 가까워질수록 물 흐름이 느리고 편안하다. 

함안군 대산면 3.4km 장포 둑방길 끝에는 합강정과 반구정이 있다. 용화산 자락 강가 두 개의 정자이다. 남강과 낙동강 두물머리를 톺아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먼저 남강 물길보다 낙동강 자락에 붙어 건너 창녕군 남지를 바라보는 곳이 반구정(伴鷗亭)이다.

▲ 남강 물길 끝자락. 함안군 대산면 장포제 둑방에 오르면 한눈에 보인다.

반구정은 조선중기 학자인 두암(斗巖) 조방(1557 ~1638)이 지은 것이다. 두암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했으며 기강나루를 지키고 곽재우와 함께 정암전투를 같이 치렀다 한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두암과 같이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뱃놀이를 하거나 시문을 짓던 곳이다. 함안군에 따르면 반구정은 원래 낙동강 웃개나루(上浦)에 있었다. 세월이 가면서 강기슭이 자꾸 침식해 보존을 위해 1866년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강 건너 가까이에는 망우정 곽재우가 있어 이들은 더러 뱃길로 왕래를 하곤 했단다. 곽재우가 근심을 잊고 살겠다며 망우정을 지었듯이 조방은 날아가는 기러기와 더불어 여생을 보내겠다고 한 것이다. 숨어 지내는 즐거움이었으리라.

▲ 반구정.

반구정은 낙동강 일출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강 언덕에는 수령 6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가 있다.

합강정(合江亭)은 반구정에서 서북쪽으로 산길 500m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가닿는다. 산길에서 힘들어 고개를 들라치면 아스라이 남강과 낙동강 두 물길이 합류하는 것이 보인다. 합강정은 조선 인조(1633년)때 간송(澗松) 조임도(1585∼1664)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차례 중수를 거치고 현재 건물은 1980년에 보수를 했다. 이곳에서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80호인 간송문집책판 및 금라전신록책판이 나왔다.

▲ 합강정.

합강정 앞에서 동남으로는 낙동강 물길과 창녕 남지철교가 들어온다. 언덕에는 수령 350년 은행나무가 두 물길을 따라온 강바람에 이파리들이 푸른 물고기떼처럼 파닥거린다.

서북 방향으로 살짝 틀면 남강 물길 끝자락이다. 남덕유산, 지리산 골짝골짝에서 흘러온 물줄기들이 임진년 그때처럼 낙동강 물길에 닿았다. 물빛이 다르다.

▲ 합강정으로 가는 산중턱에서 보이는 남강과 낙동강.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