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실찾기 진주촛불집회가 열린 6일, 김홍열 씨(단원고 고 김민성의 아버지)와 나눈 '8월의 연대'

“인양이 진행되고 있고 정부가 9월 말까지 완료될 것이라 말하지만 언제 완료될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인양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힘으로 하는 것이지요.”

매달 첫째 토요일 오후 7시면 차없는 거리엔, 진주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 하는 집회가 열린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이 참여하는가 하면, 남해 사천 등 진주 인근지역에서 달려와 마음을 보태기도 한다. 

▲ 매월 첫째주 토요일 저녁 7시 진주 대안동 우리은행 뒷편에서는, 세월호 촛불 집회가 열린다.가족단위로 온 집회 참가자들 / 홍상환 

지난 6일, 8월 진주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안산 단원고 고 김민성 학생의 아버지, 김홍열(48) 씨가 왔다.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지 2년 4개월 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세월호와 관련된 뉴스는 티비에서 사라졌다. 실제 세월호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 지, 그동안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었는 지에 대해 일부러 찾아서 알려고 하지 않는 한 알려주지 않는다.

원인을 찾아내고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할 정부는 처음부터 그 역할을 하지 않았고, 그 과정을 전하고 알려야 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다. 조사권만을 손에 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활동을 강제종료 당했다.

이에 항의해서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부터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20대 국회 문이 열렸고 ‘백남기 농민 사건 수사 및 세월호 특조위 활동연장과 특별법 개정 등“에 대해 야 3당이 공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까?

김홍열 씨는 차분한 인상이었다. 집회 전에, 발언에 이어 질문을 두어 가지 드리겠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숨쉴 여유를 주는, 저녁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집회는 시작됐고 집회 앞자리에 있지 않고 뒷자리를 서성이는 민성아버지에게 자꾸 눈이 갔다.

▲ 김홍열 씨(안산 단원고 고 김민성 학생의 아버지)의 발언 / 홍상환

집회에 유가족을 모시는 건, 여러모로 마음이 각별해진다. 이번 집회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준비된 공연 셋의 주인공들이 모두 학생들이었다. 고등학생들의 뛰어난 노래공연, 섹소폰 협주 등이 이어졌고 민성이 아버지의 표정도 밝고 환하게 변해갔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모른 채 잊어가는데 기억해주고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우리 부모들이 말이에요. 그 원인도 모른 채 자식을 잃었잖아요? 그것만 해도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데 매도까지 당할 때가 가장 힘듭니다. 그것도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을 때, 보상이 부족해 소송하고 지금까지 이러고 있느냐는 말 들을 때 속상하고 힘듭니다.“

민성이 아버님의 발언이 마무리 되고 유가족들의 생계, 건강 상태에 대한 한 질문을 드렸고 하나의 질문은 드리지 못했다. 그 질문은 ‘지금 유가족들의 바램이 무엇인가’였는데 그것은 너무 바보같은 질문이 될 게 뻔했다.

▲ 8월 6일 촛불 집회 공연모습: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섹소폰 협주/ 홍상환

여름휴가, 무더위와 상관없이 그 자리에 우리는 세월호와 함께 있고 부모님들과 함께 있는 것이고 그것으로 우리의 바람은 하나인 것이다.

다시 안산으로 돌아가시는 김홍열씨를 배웅하며 함께 걸었다.

“내가 어쩌다가 정부하고 엮여서 이렇게 싸움을 하게 됐는 지...”

말을 아끼는 그 모습에서, 이웃 아저씨같은 평범함을 보게 된다. 그러기에 그 부모들과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니고 그들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문제인 것이다.

“선생님, 운전 조심해서 가시고요, 도착하면 꼭 문자주세요. 천천히 올라가시고요. 그리고 좀 힘들고 지치면 쉬엄쉬엄 가요. 우리같은 사람도 있고 서로서로 번갈아가며 더 힘내면 되잖아요.”

서로가 찡했다. 그리고 운전대에 앉은 민성이 아버지를 나는 안아드렸다.

다음날 아침 문자가 왔다.

“어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이 있다라는 것을,,,,”

진실의 길은 멀고 길더라도, 상식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우리의 연대는 이렇게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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