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주변 '펴는 근육' 오래 앉아있을수록 약해져, 걷기·수영 등으로 강화…틈틈이 스트레칭도 도움

의사들은 보통 외과,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전문 분야가 있다.

그렇다면 한의사도 전문분야가 있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다만 의사보다 전문의를 수료하는 비율이 적다고 한다.

한방 진료과는 한방내과, 침구과, 한방재활의학과, 사상체질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가 있다.

양산시 물금읍에 있는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신병철(47) 병원장은 한방재활의학을 전공했다. 신 병원장을 만나 한의학 이야기와 생활 속 건강관리법에 대해 들어봤다.

◇문화와 결합된 한방

이 기획 처음으로 만난 한방병원장이라 본격적으로 건강관리 요령을 듣기 전에 먼저 한방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신 병원장은 "한방은 문화와 결합된 의학"이라고 했다.

▲ 신병철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장이 생활 속 건강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경남도민일보 제휴=김구연 기자

"젊은 층은 한방에 대한 관심이 낮고 잘 모른다고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우리 문화 곳곳에 한방이 배어 있습니다. 흔히 '기가 막힌다'는 말을 하죠. 몸에 기가 안 통한다는 겁니다. '간담이 서늘하다'는 말도 하는데, 간담이란 간과 담낭을 말합니다. 이것은 용기를 관장하는 장기로, 문화 속에서 오래전부터 성장해 온 것이 바로 한방입니다."

건강을 지키고 싶을 때 몸에 좋다는 약초를 달여 먹거나, 뜸을 뜨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한의학과 문화가 결합돼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신 병원장은 "급성기 질환에는 양방의 항생제 등이 효과적이지만, 만성·퇴행성 질환에는 한방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등 근육 약해지면 '디스크' 위험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인 신 병원장은 척추관절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척추디스크, 척추협착증, 전방전위증, 퇴행성 척추증, 척추압박골절 등의 척추질환 환자가 많고, 관절질환인 견관절 질환(어깨), 슬관절 질환(무릎) 등을 앓고 있는 환자도 많이 보고 있다.

신 병원장에게 척추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질문했다. 한방과 양방은 치료 방법은 다르지만, 평소 건강관리법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척추 질환은 대개 오래 앉아있는 사람에게 발생합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굴곡근이 뭉쳐 단단해지고 허리 신전근이 약해지기 때문이죠. 엉덩이를 등받이에 딱 붙여서 허리를 펴고 앉아야 하는데, 앞으로 빼고 나쁜 자세를 취하면 신전근이 약화해 디스크가 오기 쉽습니다. 따라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걷기와 수영 등으로 신전근을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각 관절의 가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습니다."

굴곡근은 구부리는 근육, 신전근은 펴는 근육이라고 신 병원장은 간단히 설명했다. 척추 주변 등 근육은 신전근인데, 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

"활을 생각해보세요. 활 시위가 있어 활이 C자형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시위가 약해지면 활이 1자로 펴집니다. 활 시위가 되는 신전근이 약해지면 척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신전근과 굴곡근의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신전근을 발달시키려면 허리는 배꼽 쪽으로 힘을 주어 자세를 취하고, 목은 턱을 당겨 머리가 앞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도움 됩니다."

또 신 병원장은 손을 깍지 끼고 목 뒤에 붙인 후 목을 뒤로 젖히거나,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스트레칭 동작을 추천했다.

"걷기는 디스크 압력을 조금씩 자극해 주기 때문에 허리 건강에 좋습니다. 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방법은 다릅니다. 통증이 심하면 조금 걷고 쉬는 것을 반복하고, 통증이 적고 만성이면 30분~1시간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을 권합니다."

◇너무 뜨거운 뜸 조심해야

잘못 알려진 상식으로 신 병원장은 '뜸' 이야기를 꺼냈다.

"허리에 뜸을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면 좋다고 해서 화상을 입고 오는 환자가 가끔 있는데, 조심해야 할 치료법입니다. 이는 비교적 중증이거나 난치성일 때 쓰는 방법으로, 감염 우려가 있습니다."

시중에서 쑥뜸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가정에서 직접 뜸을 뜨는 사람도 제법 있다. 또 '원래 뜸은 뜨겁다'는 생각에 뜨거워도 참는 사람이 많다.

"뜸은 몸의 온랭 감각을 자극하는 치료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피부 감수성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뜨거움이 다른 사람에게는 화상을 일으키기도 하죠. 다른 사람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면 안 됩니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적절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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