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긍정의 에너지다

2016학년도 수능을 끝으로 작년 고3들은 길었던 수험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저마다 수능 성적에 울고 웃고 희비가 엇갈린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대부분이겠지만 다른 선택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 된 지금 지금, 새롭게 고3이란 타이틀을 딸게 된 이들은 인생에서 다시 겪지 못할 아주 특별한 시간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고3'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부담스러워지는 그런 단어이다. 이제 코 앞으로 다가와 버린 듯한 수능, 고3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고3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아마 주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의 변화일 것이다. 만약 잠시 텔레비전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고 있을 때면, 꼭 어른들은 ‘이제 고3인데, 공부는 언제?’ 혹은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등의 단골 멘트를 사용하며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불어 넣는다.

▲ 대한민국 고3은 공부한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가장 잘 알고 있다.

일단 ‘고3’이라는 딱지가 그들에게 붙여지면 공부 이외의 행동은 어른들에겐 달갑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 물론 올해가 고3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 것인지 모를 리 없다. 학생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3이라고 해도 그들이 365일 항상 책상에서 책만 펴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휴식이라는 게 필요하고 한 번씩은 친구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충전의 시간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고3’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어른들은 더 걱정 하게 되고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물론 어른들은 자신의 자녀나 고3 학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고 타이르는 것이지만, 정작 고3들에게는 좋은 조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 우리의 고3들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무조건 공부만을 강요하고 그것 외의 것들은 배제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진짜 그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그들 고3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책상에 앉아 있지 않다고,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고, ‘고3’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억누르고 묶어두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지금 현재 가장 부담되고 걱정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바로 고3 본인이다. 중요한 시기인 줄도 알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모를 리 없다. 또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 것이다. 어쩌면 그런 고3들에게 필요한 것은 강제와 억압이 섞인 시선이나 잔소리가 아닐지 모른다. 지켜봐주는 것 그리고 학생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작은 조언 한 마디, 잘 될 거라는 희망 품은 격려의 눈빛이 고3을 고3답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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