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공사보다 학생 위한 교육환경에 더 관심을…

진주의 J고등학교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학교 내에 지붕을 설치했다. 다른 학교에 비해 건물이 많은 이 학교는, 비가 올 때를 대비하여 건물과 건물 사이에 설치된 구름다리 위에 지붕을 만들었다. 또한, 학교의 본 건물에서 체육관까지의 넓은 길에도 지붕을 설치한다. 건물 사이의 짧은 구름다리 구간이나, 멀기만 한 체육관까지의 길에 굳이 지붕을 설치하는 것이 시급한 일인가? 하는 생각도 하기 전에 먼저 적지 않은 예산이 들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수 있다.

또한, J고등학교에서는 최근에 장애인 학생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는데, 문제는 건물에 이미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두 대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 학생이 원래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의 반대편에 있는 반에 배정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이는 아주 비효율적인 상황으로 차라리 장애인 학생의 반을 엘리베이터 쪽에 배정했었다면 쓰지 않아도 됐을 만한 예산을 쓰게 된 것이다.

▲ 학생들은 큰 공사보다 칠판, 사물함, 책걸상 등의 교육환경에 예산이 쓰이길 원한다.

역사가 오래된 이 학교는 아름다운 교정에 비해 내부 시설이 열악하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편이다. 그럴 때마다 예산이 없다는 학교측의 설명을 들었던 학생들에게는 당장 시급해 보이지 않는 지붕설치나 엘리베이트 설치 같은 큰 공사에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학생들은 학교를 위한 예산이라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란다. J고의 김 모 양은 ‘학생들의 개인 사물함이 엄청나게 낡았고 책걸상도 높이가 제각각인데 어디에 돈을 먼저 써야 할 지 모르는 것인지, 모른 척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실제로 J고등학교는 진주 시내의 대부분 학교가 물 칠판을 쓰는 것에 반해, 아직까지 가루가 날려 불편하고 학생들의 기관지에도 좋지 않은 일반 칠판을 쓰고 있다. 더구나 교실에는 높이가 높은 책상, 나무로 되어있는 책상, 유리덮개가 있는 책상 등, 같은 반인데도 책상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제각각인 현실을 보면 학생들의 지적을 그냥 넘길 일은 아닌 듯 하다.

학생들도 학교의 주체다. 학생들이 학교의 예산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렇듯 학교 시설에 대한 불만이 나 불편함이 있는 학생들이 많지만, 그들의 의견은 갈 곳 없이 학생들 사이에서 불평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의 예산을 처리하는 담당자분들이나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요구사항 혹은 불만사항을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학생들이 교육받고 생활하는 학교에서 가장 귀를 귀울여야 할 대상 또한 학생들의 의견이다. 어쩌면 학생들은 부족한 예산이지만 무엇이 가장 시급한 것인지 가장 확실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학교는 선생님 혹은 학생들의 개인 공간이 아닌 다 같이 만들어 가는 곳이다. 따라서 누군가의 독단적인 결정보다는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될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이 뭐가 있을지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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