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민의 에나로] 올바른 식생활을 위하여(5)…마지막

요리혁명 즉, 불을 이용한 식생활의 변화는 첫 등장 이후 천천히 진행됐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인류가 그것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수렵 채집의 시기에 인류는 주식과 부식의 구분이 없었으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서 골고루 칼로리를 얻었다. 그런데 농업이 시작되면서 주식과 부식이 구분되었고, 탄수화물이 주된 에너지 공급원이 됐으며, 음식이 상품화되는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와 먹을거리의 변화에 적합하게 신체도 적응하고 변화해야 하지만 아직 우리 몸은 제대로 적응,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불을 이용한 사냥과 요리혁명은 식재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화했으며 결국 영양과 칼로리, 뇌기능과 육체적 건강 상태를 개선했다.

불을 이용한 요리혁명은 인류의 진화를 촉진하였다. 하지만 농업혁명은 식재료의 범위를 곡물로 위주로 축소하고, 식재료의 다양성을 위축시켰으며, 결국 영양 상태를 악화시키고, 칼로리 섭취만 증대시켜 결국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과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는 너무 급격하고 충격적이어서 현재 인류는 정제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과 상업화된 식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과 암, 정신질환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불을 이용한 요리의 도입 이후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채식위주 잡식동물에서 육식과 채식 위주의 잡식동물에 맞게 이미 인체의 집을 완성한 상태이다. 이제 농경의 도입과 가공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식생활로 인해 인체의 집을 허물고 다시 지어야할 상황이다.

인체의 집은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이 한 두 세대에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다시 변화, 도태, 적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도태와 적응의 과정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비극의 과정이 될 수도 있다. 

GMO, 농약, 방부제, 항생제, 성장촉진제, 색소 등의 첨가물이 범벅된 가공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상업화된 식생활로 인해, 우리 인류 전체가 죽음의 궤도로 진입하게 될지, 아니면 달리는 기차를 멈추고 우리의 유전자에 적합한 새로운 식량체계로 방향을 돌릴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것 같지는 않다.

▲ 황규민 객원기자/한빛약국 약사

공룡을 포함한 수많은 종들이 멸종되고, 네안데르탈인이나 호모에렉투스 같은 원시 인류들이 도태되어 멸종된 것처럼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 아니면 계속 번성할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육식 채식 곡식의 균형이 이루어졌으면서 우리 유전자에 맞는 식단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식량공급체계를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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