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예술회관 유병홍 신임 관장 "협업 통한 양질의 공연·전시…기존 틀 깨고 다양한 시도"

"대중성 있는 문화활동과 상식을 깨는 기획으로 경남문화예술회관이 도민들에게 다가가겠다."

지난 18일 진주에 있는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관장실에서 만난 유병홍(53) 신임 관장은 임기 2년간 대중성 있는 문화예술을 많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지난 2월 2일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2008년부터 7년간 사단법인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각종 공연과 전시를 기획·제작하는 현장 위주 문화예술활동을 해왔다.

유 관장은 지난 경력을 토대로 경남문화예술회관을 탈바꿈하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은 경남도 직영이기 때문에 타 재단과 달리 예산과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딱딱하고 경직될 수밖에 없다. 또 입지 여건상 경남 전체를 아우르기에도 부족하다. 한계가 있다고 이를 두고 볼 순 없다. 대중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느끼고 배웠던 지난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획공연, 전시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난 18일 만난 유병홍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도민에게 대중성 있는 문화활동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박종완 기자

그중 하나가 오는 22일 열리는 '리버사이드 모닝콘서트'다. 로비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5월 열릴 예정인 오페라단 공연의 축소판이다. 모닝콘서트와 대비되는 나이트콘서트도 기획 중이다. 이는 아침과 저녁 문화를 즐기는 관객층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유 관장은 취임과 함께 기획에 발 벗고 나섰다. 진주혁신도시 관계자들을 자주 만나 끊임없이 토론을 벌였다. 그 결과 경남문화예술회관이 자리를 대여해주고 문화예술인을 소개하는 한편, 혁신도시에서 예산을 집행하게 됐다. 일종의 협업이다. 유 관장은 협업을 통해 양질의 기획 공연과 전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유 관장은 경남문화예술회관이 '경남'을 대표하기보다 '진주에 있는 공연장'이라고 평가하는 데 공감하면서도 이를 개선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계획의 일부를 엿볼 때 그의 계획은 역동적이며 상식을 깨는 방식이다.

유 관장은 "오페라, 오케스트라, 극단 공연, 뮤지컬, 다양한 미술품 전시 등은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중요한 업무가 맞다. 대관 전시·공연을 통해 기존에 회관을 찾는 도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모닝콘서트처럼 지자체와 협업한다면 보다 양질의 공연과 전시가 이뤄질 수 있다. 또 평소에는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로비나 선큰가든(지하나 지하로 통하는 공간에 꾸민 공원)을 사용하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많은 문화예술인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인디밴드나 전시공간이 부족한 문화예술인들에게 장소를 제공하고 시민·도민이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면 경남문화예술회관이 또 다른 광장의 모습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남문화예술회관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극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유 관장은 "소극장이 없다 보니 도내 극단이나 작은 규모 오케스트라가 공연하기에 경남문화예술회관은 부적합하다. 하지만 이 역시 상식을 깨면 된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방법은 '무대 위의 무대'를 설치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쓰였던 방식이다. 대극장은 무대 뒤에 백스테이지가 존재한다. 이 공간을 관객석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관객과 배우, 연주자가 반대로 서게 되는 것이다.

다만 유 관장은 "이는 한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경남문화예술회관에도 소극장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 관장은 끝으로 "공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경남문화예술회관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유 관장의 임기는 2018년 2월 1일까지다. 이후 최대 3년간 연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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