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식생활을 위하여⑶

인류진화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과 발견을 들라면 나는 도구, 불, 언어, 농경, 문명을 말하고 싶다.

인류의 역사는 적응과 생존을 위한 진화의 과정이다. 이 과정은 인체의 생물학적 변화를 수반했고, 그 변화된 생물학적 토대 위에서 인간의 환경적응력은 더욱 증대됐다. 이를테면 인간은 적응과정에서 도구, 불, 언어, 농경, 문명을 발견·발명했고, 이러한 발견·발명 덕분에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적응력은 더욱 강화됐다는 뜻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육체에 그대로 반영됐는데, 뇌의 용량, 체격, 체형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체의 생리적·생화학적 변화까지를 함께 가져왔다.

나는 인간생물학의 관점에서 중요한 발견과 발명을 들라고 다시 묻는다면 불과 농경을 꼽겠다.

불의 발견은 대략 100만 년 전후로 호모에렉투스의 시대에 이뤄졌다. 불은 추위를 견디게 해주고 맹수를 쫓을 수 있게 해줘 인간을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도왔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불을 씀으로 해서 인류사에 드디어 요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인간 생물학적 측면에서 요리는 매우 중요하다.

요리는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의 범위를 넓혔다. 이전과 달리 당시 인간들은 불을 이용해 고기를 포함한 식재료를 익혀 먹음으로써, 음식을 더 먹기 쉬우면서도 소화가 잘 되게 만들었고, 소화흡수를 위한 에너지 소모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식사시간을 줄일 수 있었으니 결국 다른 활동을 위한 여분의 시간과 다른 용도로 이용 가능한 여분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게 가능하게 됐다.

호모에렉투스와 사피엔스가 불을 이용해 고기를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턱과 이가 작아졌다. 소화 기관도 마찬가지. 이러한 변화에 맞게 다른 부분에서도 체형이 변화됐다. 식생활의 변화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한 것이다.

인간은 불을 이용한 요리 덕분에 소화흡수력이 증가했고, 턱, 이빨, 소화기관이 작은 상태로도 생존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생긴 여분의 에너지는 뇌 기능과 직결되는 뇌 용량의 증가와 신체 활동에 도움이 되는 체격의 증가를 가능하게 했다.

이것들은 결국 언어의 사용과 공동생활과 사회조직을 가능하게 해 사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의 사용은 인류 진화를 당긴 방아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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