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알면 더 맛있다] 당신은 어떤 취향인가?

제3화 인디아 페일 에일- 2 이가람 객원기자l승인2016.03.03l수정2016.03.0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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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애호가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창의적인 맥주의 향연

과일에서 단맛을 수치로 표현할 때 브릭스(Brix) 단위를 쓰듯, 맥주에서 쓴맛을 수치로 표현한 단위가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s)이다. 일반 맥주들의 IBU가 10~40 정도인 것에 비해 IPA의 IBU는 적게는 60부터 높게는 100에 가깝다. 홉을 많이 넣을수록 엄청난 쓴맛을 가지게 되는데 요즘은 일부러 100이 넘거나 심지어는 1000에 가까운 노골적으로 쓴맛을 강조한 맥주를 마케팅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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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을 훔쳐 도망가는 도둑이 인상적인 미켈러 1000 IBU.

미켈러(Mikeller)에서 출시한 '미켈러 1000 IBU'는 도전의식을 불태우는 1000이라는 수치를 내세워 자극적으로 홍보한다. 사실 IBU가 100만 넘어가도 인간의 미각으로는 판별할 수 없다고 한다. 실제로 미켈러 1000대신 나는 미켈러 100은 맛 본적이 있는데 꽤 마실 만 했던 기억이다. 보통 쓴맛의 맥주가 그렇듯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향도 같이 강하다. 이 맥주도 첫 향이 향수와 같은 아름다운 꽃향기와 스타우트 맥주에서 느낄 수 있는 구수한 몰트의 향도 진하게 풍겼기 때문에 쓴 맛만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 자극적인 쓴 맛 때문에 자꾸 손이 가는 맥주는 아니었다.

 

IPA 입문자들을 위한 3가지 IPA

IPA를 사랑하는 맥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에도 개성있는 IPA들이 수입된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접근성 좋고 보장된 맛을 자랑하는 세 가지 IPA를 추천한다. 한 병씩 구매해서 비교해보며 마셔본다면 즐거울 것이다.

주의할 점은 추천하는 세 가지의 맥주 모두 난생처음 IPA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한다. 한 모금 들이키고 뱉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IPA에 처음 도전한다면 : 인디카

어느새 기네스나 호가든처럼 동네 펍에도 생맥주로 등장하기 시작한 인디카(Indica)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IPA다. 무섭게 생긴 인도코끼리 문양이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진 라벨이 인상적이다. 처음 인디카를 접했을 때 복잡 미묘한 향을 잊지 못한다. 나는 홉의 향을 이르러 ‘동전맛’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특유의 금속향이 입안 가득히 퍼진다. 이 향을 처음 겪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지닐 수 있지만 쌉싸름함 뒤에 찾아오는 꽃향기에 매료되면 IPA만 찾게 될 것이다. 거품이 오밀조밀하여 입술에 닿는 첫 느낌은 일단 안심이 된다. 그리고 이내 강한 꽃향기를 동반한 달콤함이 감돈다. 도수도 6.5%라 IPA치고는 낮은 편이고 맛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순하고 부드러운 IPA이니 입문자들이 도전하면 좋을 맥주다. 어느 마트에서나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맥주 좀 판다하는 동네 펍에서도 심심치 않게 생맥주를 맛볼 수도 있다.

▲ 입문용 IPA. 인디카.


IPA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 발라스트 포인트 스컬핀

IPA를 몇 번 시켜봤다면 대표 주자를 맛보자.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맥주다. 맥주 이름으로 물고기 이름을 가져다 붙이기로 유명한 발라스트 포인트(Ballast Point)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마이크로 브루어리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IPA를 출시하는 바람에 마이크로라는 이름이 머쓱해졌지만 시작은 하나의 작은 공방이었다. 지금은 감히 가장 훌륭한 IPA라고 칭송받는 ‘스컬핀 IPA’이라는 맥주를 생산하면서 가장 인기 있는 맥주회사로 자리 잡았다. 아쉽게도 최근 대형 주류 기업에서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더 이상 소규모 양조장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졌다. 스컬핀 IPA는 하면 발효하기 때문에 라거로 분류되지만 홉과 맥아 함량이 높기 때문에 발라스트포인트에서는 ‘인디아 페일 라거’라 부른다. 만드는 방법은 라거지만 맛은 페일 에일에 가깝다. 스컬핀이 칭송받는 이유는 홉의 씁쓸한 맛을 감귤향이 적절하게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IPA의 기준이 바로 이 씁쓸한 맛과 그것을 돋보이게 하는 다른 향의 조화라고 생각하는데 마셔본 IPA중 그 조화가 가장 좋은 맥주가 스컬핀이다. 컵에 따르면 구릿빛 색을 띄면서 거품에서는 허브향이 난다. 한마디로 잘 만든 IPA의 정석과 같은 맛이니 마셔보자. 마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한강 이남에서 스컬핀을 생맥주로 마실 수 있는 곳은 부산 남포동의 티아가 대표적이다. 대놓고 자몽향을 첨가한 ‘그레이프 프루츠 스컬핀’도 독특하니 도전해보면 좋겠다.

▲ 가장 사랑받는 IPA, 발라스트 포인트의 스컬핀.


더 강렬한 자극을 경험하고 싶다면 : 캐이오틱 더블 IPA

트위스트 맨자니타(Twisted Manzanita)라는 미국 양조장의 케이오틱 더블IPA는 9.7%라는 높은 도수와 IBU는 무려 97을 자랑한다. 더블 IPA는 기존의 IPA보다 홉의 양을 2배에서 3배 더 많이 첨가한 맥주다. IPA 입문자 과정을 지나 구미에 당기기 시작한다면 마셔보자. 본격 중급자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름처럼 캐이오틱(caotic)한 맛을 예상하면서 한 모금 들이키면 사실 쓴맛보다는 몰트의 단맛이 먼저 맴돈다. 생각보다 혼돈의 맛은 아니다. 더블 아이피에이지만 도전해볼 만하다. 조금 지나면 쓴맛이 몰려오긴 하는데 깊은 숲속의 소나무의 향기와 같아 마실 만하다. 이 맥주가 당기기 시작했다면 이제 쓴 맛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다른 무엇보다 더블 IPA지만 H마트에서 비교적 저렴하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두 배 많은 홉을 첨가한 맨자니티의 캐이오틱 더블 IPA.

이가람 객원기자  garamlee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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