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알면 더 맛있다] 진주에서 찾은 수제맥주의 맛 (2)

잘 만든 술은 안주가 필요 없다. 그 자체로 완성된 맛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안주와 함께 마신다는 건 고유의 맛을 해치는 일이다. 그래서 새로운 맥주를 마실 때에는 안주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맥주 체험 관광 시설을 목표로

'맥아더'에서는 안주를 소개하기 위해 메뉴판을 살폈다. 영실영농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인 만큼 그 곳의 주력 상품인 한우를 이용한 안주들이 눈에 띈다. 강 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산청에서 기른 한우를 직영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맥주는 시원하게 마셔야하는 특성상 여름에 흥한다. 맥아더는 11월에 문을 열어 아직은 도약단계이다. 지금은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맥아더의 주요 고객은 주변의 금융회사와 여러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지만 날이 풀리면 진주 시내에서 시음행사를 통해서 젊은 층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한다.

수제 맥주 시장은 아직 고정적으로 소비하는 층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살아남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몇 십 억이 소요되는 설비를 덜컥 마련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맥아더는수제맥주 불모지인 경남에서 이름처럼 남들과 ‘다른(other)’ 맥주를 내세워 수제맥주를 알리기 위해 총대를 메겠다고 한다.

맥아더의 최종 목표는 주세법이 바뀌어 유통 활로가 열리면 판매처가 늘어나 ‘블루마운틴’이나 ‘한맥’ 등을 다른 가게에서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고정적인 생산량이 확보되면 내년에는 생산과 일반인들이 체험 관광도 할 수 있는 맥주 설비시설을 산청에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한 분야에 첫 번째가 되어 앞장선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동시에 위험하고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 맥주를 만들어 판다는 것은 대량 생산 설비에 기초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 무모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맥아더의 경우처럼 자리가 잡힐 동안 다른 설비에 맥주를 위탁생산하는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결국 방법은 다 있기 마련이다. 무모하게 도전해 자신들의 맥주를 일구어낸 전처를 보고 맥주를 사랑하여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맥아더를 통해 수제맥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맥아더.

 

Tip) 수제 맥주 가게에서 맥주 즐기는 법

여러 맥주가게를 터득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맥주 즐기는 법을 소개하겠다. 우선 맥주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듣고 싶다면 주인과 가까운 바(bar) 자리에 앉는 걸 추천한다. 대부분 수제 맥주 펍 주인들은 맥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맥주 따르는 법부터 마시는 법까지 두루두루 과외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제 맥주를 맛 볼 때 처음 한두 잔은 방문한 가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맥주를 고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안주 없이 맥주만 마셔본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맥주를 정하고 난 뒤, 다음 맥주부터는 안주를 시켜 같이 편하게 마신다. 샘플러(sampler)라고 하는 보통은 세 네 개 종류의 맥주를 작은 잔에 담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세트로 파는 걸 시켜보는 것도 좋은 시도이다. 맥아더에는 아쉽게도 샘플러가 없지만 대신 종류가 3가지 밖에 되지 않고 가격도 싸기 때문에 종류별로 다 시켜 맛 볼 수 있다.

▲ 생맥주를 따르는 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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